신정호 박사의 다른생각 057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동물들이 밀렵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밀렵을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깁니다. 야생생물 보호활동을 펼치는 야생생물관리협회는 어떻게 하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밀렵의 심각성을 알릴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그들은 일상 속의 익숙한 일과 통합해 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사람들이 많이 경험하는 택배를 받는 일과 말입니다.
코뿔소, 상어, 코끼리의 사진이 인쇄된 테이프를 제작하여 전국의 우체국과 택배회사에 배포했습니다. 이 테이프를 사용한 택배를 받은 사람이 상자를 열기 위해 칼로 테이프를 자르면 코뿔소의 뿔, 상어의 지느러미, 코끼리의 상아 부분이 자연스럽게 잘려나가는 모습이 연출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밀렵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함께 인쇄된 QR코드로 관련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테이프 제작비용 단돈 100만원으로 3만 8천 여 명의 지지서명을 받았으며 홈페이지 방문자 수도 급증했다고 합니다.
야생생물을 위한 테이프(tape for wildlife)는 밀렵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는 경험을 우리에게 익숙한 택배박스의 테이프를 자르는 일과 통합하였습니다. 하나의 일을 하는 김에 다른 경험도 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잘 알려진 사자성어 중에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의 돌로 한 마리의 새만 잡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다른 새도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기왕이면 우리에게 익숙한 다양한 활동을 활용한다면 그 효과도 더욱 클 것입니다.
OO하는 김에 OO도 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