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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호 Oct 24. 2017

트리즈씽킹-알아서 척척, 인공지능 협업

과연 기계가 알아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을까?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 비서의 활약에 대해서 살펴보면 음성인식 기술의 발전으로 말만 하면 알아서 척척 필요한 물건을 검색해서 주문해주고, 레스토랑이나 영화를 예매하고 좋아하는 음악만 골라서 틀어주고 전화를 받고 스케줄을 관리해주는 인공지능 비서의 역할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인공 지능 비서는 삶에 편리함과 즐거움을 가져다주고 있지만, 여러 가지 보완해야 할 점들도 아직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음성 인식 기술의 오류가 아직 많다는 점입니다. 저희 사무실에서도 활약 중인 아마존에서 만든 에코의 경우에도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달라고 하거나, 오늘의 날씨를 물어보든 등의 정해진 질문을 할 때에는 매우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줍니다. 하지만 정해진 질문에서 조금만 벗어날 경우에는 오답률이 높아집니다. 


Amazon Echo


단어 자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기도 하고, 고유명사나 전문 분야 용어는 더욱 오류가 잦습니다. 실제 사용해보니 알렉사의 경우 문장이 길고 복잡해지면 앞부분만 인식해서 엉뚱한 답을 하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결국, 인공지능 비서와의 대화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거죠. 현재의 음성인식 기술로 구현한 인공지능은 아직 사용자가 원하는 의도를 완전히 이해하거나 대응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음성 인식 서비스는 응답 속도가 느리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음성 입력 정보를 처리할 때 기기 자체에서 처리할 경우 정확성이 더욱 떨어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음성인식을 위해서는 통신망을 통해서 클라우드로 음성 입력 정보를 보낸 뒤 그 결과를 다시 클라우드에서 받아서 기기로 다시 전송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사람이 기기에 음성으로 질문을 던진 후 음성으로 답을 받는 데에 몇십 초가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Amazon Echo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의 느린 처리 속도와 오류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은 없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빠르고 정확한 음성 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겠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페이스북의 내놓은 창의적인 해법을 소개합니다. 


페이스북이 만든 텍스트 기반 개인비서 ‘M’  


페이스북은 지난 2015년 8월 메신저 앱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엠(M)을 선보였습니다. M은 기존의 인공지능 서비스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차별화됩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기존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와는 달리, M은 메신저 앱을 활용하는 텍스트 기반의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즉, 사용자는 인공지능 비서 M에게 말을 하고 답을 듣는 것이 아니라, 메신저를 통해서 M과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메신저를 통해서 문자를 보내면, 식당 예약, 선물 추천 및 구입, 휴가지 추천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페이스북은 과감히 음성인식 기술을 배제하고 텍스트 기반의 인공지능 비서를 택했습니다. 덕분에 보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질문이 가능하며,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그 답에 대해서 계속해서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는 큰 강점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응답 시간이 빠르고 오류가 거의 없는 것도 M 만의 차별화된 장점입니다. 

http://www.itnews.or.kr/?p=15689


이렇게 텍스트 기반의 메신저 앱을 활용한 인공지능 서비스 M 은 기존의 사람과 사람 간의 메신저 앱을 사람과 기계로 대체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트리즈의 <기계시스템 대체> 원리가 활용된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듯 자연스럽게 기계와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다른 감각을 활용해 보겠습니까?


음성인식 기술의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하게 된 페이스북 M 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더라도 인공지능은 완전히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한계를 극복하려 한 것이죠. 이를 위해서 페이스북은 사용자와 메신저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지능의 협업을 추진합니다. 기존의 인공 지능 서비스와는 결정적으로 다른 점으로서, 질문과 답변을 인공지능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인간이 관여하게 된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페이스북은 M의 문제 해결 과정을 관리 감독하는 ‘M 트레이너’라고 불리는 고객 서비스 경험이 많은 직원 수만 명을 계약직 형태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M 트레이너들은 계약직으로 채용될 예정이며 페이스북 사무실 내에서 엔지니어링 팀과 함께 M의 문제 해결 과정 전반을 감독하고 적절한 시기에 개입할 수 있다네요. 이처럼 인공 지능과 인간의 지능의 협업으로 M은 기존 인공지능 서비스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일도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제가 아마존 알렉사와 대화를 나누다 짜증을 냈던 일이 M에서는 없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M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문제 해결 방법을 습득하고 어떤 면을 인간 사용자가 더 좋아하거나 만족해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M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계속 학습하고 발전하여 더욱 정교한 시스템이 되어 가면, 점차 M 트레이너의 의존도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http://www.itnews.or.kr/?p=15689


메신저 앱 기반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M 은 인간의 지능과 인공 지능 간의 협업을 시도한 창의적인 사례입니다. 인간의 모든 역할을 기계로 대체해 버린 것이 아니라 자동화되기 쉬운 단순 업무는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인간은 좀 더 통합적인 영역을 관리함으로써 협업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지요. 인간과 로봇의 협업, 인공 지능과 인간 지능의 연결은 트리즈의 <통합 > 원리를 활용한 창의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한번에 여러 기능이 수행되도록 통합할 수 있습니까?



이처럼 음성 인식 기술이 아닌 텍스트 기반이며, 인간 지능과 인공지능의 협업을 통한 인공 지능 서비스 M이 상용화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먼저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 지원 센터가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비용 절감의 효과도 클 것 같습니다. 기존 고객 지원 센터 직원의 절반 이상이 인공 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을 테니까요. 결국 전문가들이 미래 사회에 가장 먼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던 텔레마케터라는 직업은 기계가 대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인공지능 서비스는 그동안 인간이 지루하게 반복해온 수많은 업무를 훨씬 빠르고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제품을 추천하여 기업 영업이나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영업 및 홍보직도 인공지능 서비스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인공지능으로 인해 많은 변화가 일어날 미래에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유용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은 결코 하루아침에 저절로 키워지지 않습니다. 평소에 지속적인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델링 하거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보는 경험과 열린 마음, 그리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여러 사람들을 설득하여 긍정적인 결과로 만들어 가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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