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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호 Nov 22. 2018

스토리의 힘

신정호 박사의 다른생각 020


“Blind man without a pension.”
(연금 못 받는 장님입니다. 도와주세요.)


 어느 추운 겨울날, 걸인 한 명이 거리에 앉아 도와달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 걸인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고 바닥에 놓인 모자에는 동전 몇 개만 담겨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한 청년이 걸인의 팻말의 글을 다음과 같이 고쳐 적었습니다.


“Spring is coming. but I won't see it.” 
(봄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자 그냥 지나치기만 하던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온정을 베풀기 시작했습니다. 금세 그의 모자에는 행인들이 준 돈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 이야기는 프랑스 시인인 자크 프레베로(Jacques Prevert, 1900-1977)의 일화입니다.


 과연 어떤 차이가 지나가는 행인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요? 그것은 바로 스토리의 힘입니다. 행인들은 팻말에 적힌 글을 보고 곧 다가올 따뜻한 봄날의 풍경을 상상하면서 그것을 즐길 수 없는 걸인의 처지를 공감했을 것입니다. 지갑을 열라고 강요하는 메시지 대신에 마음을 여는 스토리가 행인들이 지갑을 스스로 열게 한 것입니다. 열 마디 말보다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스토리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 이야기 속의 시인이라면 어떤 다른 스토리를 담은 문구로 고쳐보겠습니까?


스토리로 마음을 열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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