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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신 Feb 18. 2016

Next Big Thing?

변화를 이해하는 방식

2016년도 2월 달에 재밌는 소식 하나가 들려 왔습니다. 온라인 상거래의 강자인 아마존이 300, 400개에 이르는 오프라인 스토어를 개설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던 거죠. 공식적인 외신 보도에 대해서 아마존은 논평을 거절 했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당연하다는 반응입니다.


2015년도 11월 달에 시애틀의 유니버시티 빌리지 라는 곳에 오프라인 스토어를 개설 한 바가 있기 때문에 결국 숫자의 문제요 시간의 문제 일뿐 오프라인 상점은 지속적으로 개설 될 것이라고 다들 예상을 했던 것이죠.

자료 : Getty Image


"왜"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럿일 수 있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전자책 산업의 부진을 주목 합니다.  2015년도 1월부터 5월 까지 전자책 판매액이 10%가량 감소를 했습니다. (Fortune은 E-book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아마존과 출판사간 계약이 바뀌면서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예전과 달리 킨들의 인기도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아마존에게 있어 '책'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시작을 책 판매로 시작한 것이니까요. 여전히 책은 아마존의 핵심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아마존의 주력 산업의 매출 구조가 취약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오프라인 서점을 개설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일견 그럴 듯 해 보입니다.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오프라인 시장의 강자인 월마트와 같은 사업자들이 속속 온라인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온라인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경쟁이 치열해 진 셈이죠. 그러니 온라인 사업자가 오프라인으로 영역 확장을 시도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주장입니다. 사실상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하나의 시장으로 결합되는 상황이니, 온라인 사업자라고 온라인에만 갇혀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겠죠.


그러나 이 주장은 조금 따져 봐야 합니다. 2015년도 기준, 온라인 시장은 전체 소매 시장의 6%에 불과합니다.  다시 얘기 하면 94%에 달하는 소매 시장이 사실상 오프라인 시장이라는 겁니다.  6%에 불과하니 보다 넓은 94%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성장률입니다. 오늘 온라인은 6%에 불과하지만, 매년 15%씩 성장하는 시장입니다. 현재처럼 지속적으로 성장한다고 하더라도 20년 뒤에야 전체 소매 시장의 50%를 차지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말이 쉽지 15%가 작은 수치인가요? 매년 15%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인데, 그리고 그 추세도 떨어지지 않고 성장하고 있는 시장인데, 이 시장을 방어하기 보다는 치열한 오프라인 시장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당위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종업원 1인당 수익의 차이를 봐도 분명합니다. 2013년 기준, 월마트의 종업원 1인당 수익은 21만 달러 정도 됩니다. 반면에 아마존의 종업원 1인당 수익은 85만 달에 이릅니다. 산술적인 계산을 하면 월마트는 온라인으로 들어올수록 종업원 수익이 늘어날 수 있는 반면에 아마존은 추가로 4명씩 종업원을 늘려야만 한다는 말이 됩니다. 2016년 아마존은 수익성을 증명해야 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업이라는 것을 과시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런 전면적인 결정을 내리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  두 설명에 만족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 제 3번째의 가정들을 내세웁니다. 바로 온라인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오프라인 시장에 진입 했다고 설명 하는 겁니다. 1일 배송이나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상품 배송의 거점 지역이 필요 하고 그 거점 지역을 오프라인 스토어로  삼겠다 라는 것이죠. 거기에 소비자의 경험도를 높일 수 있는 안전한 장치가 마련 될 수 있다면 더더욱 금상첨화다.  O2O 사업이 대부분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이 설명 역시 나름 그럴 듯 해 보입니다.


여기에 조금 소설 같은 이야기를 하나 더 덧붙여 보려고 합니다. 이 때 기억해야 될 인물이 바로 데이비드 쇼(David Shaw)입니다.  

David E. Shaw from https://www.deshaw.com/Founder.shtml


1988년도에 이 데이비드 쇼는 디이쇼앤 컴퍼니(D. E. Shaw and Company)라는 하는 헤지 펀드 회사를 설립 합니다. 이 컴퍼니는 초단타 매매를 통해서 엄청난 부를 획득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데이비드 쇼가 보아 왔던 금융 시장입니다. 데이비드 쇼는 금융 시장은 데이터가 오고가는 시장이고 그 데이터를 파악하는 것이 실제 수익의 직접적으로 연관이 된다. 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디이쇼앤 컴퍼니는 월스트릿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고요. 그래서 제왕이란 칭호까지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 회사에서 데이비드쇼와 같이 일 했던 사람,  바로 그 사람이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입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 한 제프베조스는 초창기 때 바로 이 디이쇼앤 컴퍼니에서 일을 합니다. 그리고 둘만 아는 이유 때문에 이 회사를 그만 두고 나와서 설립 한 것이 바로 시애틀의 아마존입니다. 데이비드쇼가 금융업의 본질은 데이터처리, 데이터산업이다라고 보았던 것처럼 제프베조스도 온라인 이커머스 산업을 단순히 상품을 거래하는 산업으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산업이다라고 이해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초기에 거래 되었던 여러 가지 정보 그들이 그렇게 집착하면서까지 고객의 정보를 확보하려고 했던 것들 그런 것들이 상당부분 설명되는 부분이죠.


아마존의 성장시기에 굉장히 중요한 정책 하나가 도입됩니다. 아마존의 독립적인 홈페이지를. 그리고 그 공간을 일부 리테일샵에게 오픈한 겁니다 다시 얘기하면 아마존이란 공간 속에는 아마존이 직접 통제하고 관리하는 상품이 있는가하면, 서드파티사업자들이 제품을 제공하는 그런 영역도 포함되어있다는 겁니다. 이커머스의 본질적인 속성 중 하나가 데이터에 기반 해서 가격을 수시로 조정해야 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여기서 중요한 덕목은 경쟁사업자의 가격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죠. 그런데 경쟁사업자들을 자기 품안으로 품게되면, 가격모니터링이 훨씬 더 쉬워집니다. 가격의 변동을 끊임없이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아마존의 힘입니다.


데이비드쇼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마존이 오프라인에 진출했던 것은 단순히 온라인 시장에서의 상품경쟁이나 그런 것도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거래되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와 결합지점을 정확하게 찾기 위한 것. 온라인 영역에 한정되어 있던 소비자정보를 오프라인 영역까지도 확대하려고 하는 야심. 그 야심의 일환으로 오프라인 진출을 해석해볼 수도 있겠다라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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