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루어 로테이션의 진화, 나만의 패턴 만들기.
루어 로테이션을 과정이라기보다 ‘목적’에 가깝게 생각하고 일부러라도 다양한 루어로 배스를 낚아보길 권했다. 배스낚시를 보다 오랫동안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루어의 선택으로부터 동반되는 재미가 정말로 다양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기 바란다.
이렇게 루어로 배스를 낚다 보면 루어를 선택하는 행위가 결과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재미를 갖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이러이러하니까 이럴 것이다’라는 낚시인의 ‘목적성 가설’과 이것을 바탕으로 유사한 상황을 만났을 때 다시 선택할 수 있는 ‘반복 가능성’이다. 이렇게 유형화된 행위를 우리는 ‘패턴’이라고 부른다. 이번에는 루어를 패턴화 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루어는 낚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패턴화 되었을 때 비로소 지렁이를 대신하는 ‘미끼’를 넘어 배스를 사냥하는 ‘도구’가 된다.
배스낚시를 짧게라도 접하다 하다 보면 패턴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된다. 방송에서도 그렇고 낚시인들 간의 대화중에도 자주 등장하는 이 패턴이란 과연 무엇일까.
거시적인 의미의 패턴은 배스의 위치, 즉 Location에 방점을 둔다. 필드의 공략 지점을 좁히기 위해 계절과 생식 주기에 따른 배스의 움직임, 현장의 수온, 수심, 지형과, 그날의 날씨 등을 고려해서 배스가 어디에 있을 것인가를 유형화하고 거기에 따라 루어의 선택과 운용법을 맞추는 작업이다. 여기에는 어느 정도 원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우리가 배스의 생태와 움직임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최대한 좁혀 확률을 높인다는 관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패턴’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 한편으로 부담을 느낀다. 왜냐하면 이제 막 시작하는 입장에서 자칫하면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패턴은 뭐뭐였다’ 거나, ‘오늘은 패턴을 찾지 못해 조과가 좋지 않았다’는 식의 말을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현장에 어떤 정답에 가까운 패턴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나는 그것을 찾아야 하는 것처럼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함정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되면 배스낚시가 한없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사실은 정말로 존재하는 것인지도 애매한 현장의 패턴을 찾아 정답 맞히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목적을 가지고 구사할 수 있는 낚시 패턴이 몇 가지나 되는가가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 확률 높은 패턴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누구에게나 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정해진 답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30분에 2마리 꼴로 낚는다 치고, 8시간 동안 약 30마리를 낚으면 성공적인 낚시라고 가정을 해보자. 같은 결과를 놓고도 극단적으로는 어떤 방법도 안 먹히고 딱 한 가지 패턴으로만 30마리를 낚을 수도 있고, 30마리가 각각 모두 다른 패턴에 낚일 수도 있다. 단 한 마리라도 낚기 위해 내가 현장의 패턴에 맞춰야 할 수도 있고, 좀 덜 낚더라도 내가 원하는 패턴으로 낚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번에 이야기하려고 하는 ‘패턴’은 앞서 이야기한 배스의 위치에 방점을 두는 의미보다는 배스의 위치, (Location), 루어의 선택(Rotation), 루어의 운용(Presentation)을 믹서기에 넣고 갈아낸 결과물이다. 낚시인이 현장에서 만난 상황을 풀어낼 수 있는 이 세 가지 요소를 조합한 솔루션이라고 하는 것이 적당하겠다. 이런 자기만의 패턴이 다양할수록 조과가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나만의 솔루션으로서 ‘패턴’을 늘려가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
입질을 받은 지형(장소)을 패턴화 하라
첫 번째 단계는 패턴 전개의 시작점을 스트럭쳐(지형)에 두는 경우이다. 이때는 공략 지형에 유효한 몇 가지의 루어만으로 루어 선택의 변수는 최소화하고 배스의 위치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배스의 위치(Location)에 비중을 두고 루어 로테이션은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직벽, 곶부리, 지류 끝자락, 갈대의 가장자리, 수몰 육초의 깊숙한 곳, 수몰나무 지대 등, 내가 주로 다니는 필드를 스트럭쳐 별로 유형화시키고 해당 스트럭쳐 공략에 가장 자신 있는 대표적인 루어와 운용법을 익혀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두면, 흔히 이야기하는 변수를 줄이는 ‘패턴 피싱’이 가능해진다. 낚시 과정에서 확률이 낮은 포인트는 버리고 확률이 높은 스트럭쳐 유형만을 골라 집중 공략하는 낚시 플랜이 가능해진다. 어느 정도 경험적 데이터가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처음부터 배스를 만나는 상황에 대해 의도적으로 스트럭쳐와의 연관성을 생각하면서 유형화시켜두면 큰 도움이 된다. 다양한 루어를 사용하되 그 루어가 어떤 상황을 만났을 때 가장 큰 능력치가 발휘되는지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대표적인 스트럭쳐 형태마다, 나만의 대표 선수를 매칭 시켜두자. 한 시즌 두 시즌 배스낚시를 경험하다 보면 이 대표 선수들도 계속 바뀌고 다양해진다.
입질 수심층에 대한 패턴화
배스의 위치(Location)를 기준으로 큰 패턴을 정하더라도, 특정 스트럭쳐에서 수심에 따라 다른 반응이 있을 수 있다. 같은 스트럭쳐라도 표층에서 입질이 많은 경우도 있고, 중층이나 바닥층에서 입질이 집중되는 경우도 있다. 이 단계에서는 루어의 선택(Rotation)에 비중을 두고 패턴을 전개해야 한다. 크게 표층, 중층, 바닥층으로 나누고 메인 패턴 외에 해당 스트럭쳐를 공략할 수 있는 각각의 백업 패턴으로 확장할 수 있으면 낚시를 훨씬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초지대에서 표층 공략을 위해 프로그를 메인 패턴으로 했더라도, 중층 공략을 위한 노싱커 패턴이라 던 지, 바닥층 공략을 위한 텍사스 리그 패턴 등을 장착해두면 보다 밀도 높은 낚시가 가능해진다. 특정 포인트를 좀 더 세밀하게 공략하기 위한 접근법으로서 어느 정도 루어의 로테이션을 동반하고, 다양한 루어에 대한 숙련도가 필요하다. 폭넓은 이동이 불가능한 도보낚시의 경우 포인트를 아껴 쓰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접근법이다. 스트럭쳐마다 대표 선수 외에 바로 캐스팅할 수 있는 조연급 선수들을 패턴화 해두자. 경우에 따라서는 그들이 주연보다 맹활약하는 상황이 종종 생긴다. 특정 포인트에 어느 한 가지 루어에 반응하는 배스는 생각보다 한정적이다.
배스의 입질 유형에 대한 패턴화
마지막 단계는 루어의 운용법(Presentation)이 선봉에 서는 패턴화 방식이다. 배스의 입질 유형을 기준으로 루어를 보여주는 방식을 정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내용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 단순화시켜 규칙적이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대한 반응을 내추럴 바이트로, 돌발적이고 빠른 속도의 움직임에 대한 반응을 리액션 바이트의 범주로 불러보자. 크게 이 두 가지 유형에 대한 배스의 반응을 기준으로 루어를 선택하고 이를 패턴화 하는 것이다.
한 가지 스트럭쳐에서 루어를 선택했더라도 이것을 움직여 주는 방식이 조과에 큰 차이를 가져오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보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위해서, 또는 돌발적이고 빠른 움직임을 위해서 루어의 로테이션을 가져가게 되는 것이다.
사용하는 루어마다 기본적인 운용법을 익혀두고, 그것을 기준으로 리액션 연출을 위한 변주를 따로 익혀두자. 이렇게 하다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루어마다 내추럴 바이트에 적합한 것도 생기고 리액션 연출에 더 적합한 루어도 생기게 된다. 그리고 이 단계에 이르면 한 가지 루어로도 다양한 패턴의 구사가 가능해진다. 즉 루어 로테이션 없이도 패턴의 변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같은 포인트에서 같은 루어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물속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