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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로스트 Oct 16. 2018

[랜선 심리상담] 독박 육아 그리고 경력단절

경력단절의 씁쓸한 모습

올해 1분기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통계청의 자료가 마케터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9.2% 감소했다는데요. 솔직히 잘 와 닿진 않습니다. 차라리 주변 기혼자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요즘 저출산과 딩크족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출산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반등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이게 현실입니다.


출산 기피를 야기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된 여성의 독박 육아와 여성의 경력단절 해결이 무엇보다 시급한 가운데 삶의 순간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참고기사:






상담사 김효린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1960)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1978)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2004). 


위의 문장은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표어입니다. 이 표어들을 읽다 보면 우리나라의 인구정책과 여성에 대한 시각 변화를 단편적으로 엿볼 수 있습니다. 저출산율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여성의 삶이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럼 여성은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생물학적으로 생명의 잉태라는 숭고함을 갖고 있는 여성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임신, 출산, 육아라는 족쇄를 채우고 살아야 했습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정서와 욕구를 억압한 채 한스러운 삶을 사셨던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가 육아보다 직장생활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규정지어놓은 것일까요? 대체 육아와 집안일이 당연하게 취급되는 사회에서 여성의 인권과 가치가 보호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정말 이 둘의 가치를 논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야 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저는 육아와 직장생활, 둘 다 자기 성장이 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육아를 선택했을 경우에 자녀를 마음 놓고 돌볼 수 있는 정책 마련과 사회적 분위기, 사회적 지지가 마련되어야 할 것임은 분명하죠. 그리고 여성과 남성 모두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내면의 변화가 시작될 때 외부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속도는 결국 더디게 가겠죠. 물론 의미 있는 성장이나 한쪽의 움직임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되돌아가 볼까요? 여성은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나’답게 살면 된다! 고 저는 생각합니다.


나답게 살려면 결국 나를 인정하고 나를 수용하는 자기 이해가 필요합니다. 생활에 지친 엄마는 자기 이해를 할 틈 조차 없습니다. 작은 발걸음 같은 자기 이해를 통해 나의 자아도 같이 양육하는 건 어떨까요? 시간 안에 멈춰있는 어린 나를 안아주고 성장의 기회를 주기 위해선 혼자보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상담이 이러한 기능을 하는 것이죠.


두려워하지 마세요. 손을 내밀고 함께 걸어갈 동반자가 옆에 있단 걸 기억하세요.















상담사 한아름



오늘도 노트북을 켜고 사이트에 들어갑니다. 

저는 경력단절 여성입니다. 공인중개사 공부해보려고 하는데 어떨까요?


자주 들어가는 엄마들 모임 카페에 글을 적어 올려보지만 답이 특별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낯설지만 같은 공감대의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마디 듣고 싶어서 그냥 들어가 봅니다.


IMF 시절 학창시절을 지나, 토익이며, 컴퓨터 자격증을 구비하여 작은 회사에 입사하여 다녔습니다. 

남들 결혼 때 맞춰서 나도 결혼을 하고, 정신없이 첫 아이를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퇴사를 하는 나를 보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러웠으니까요. 아이들 돌보랴 집안 살림 책임지랴 억척스럽게 살다 보니 내 이름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집안에서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초췌한 얼굴로 그저 누구 엄마, 집사람으로 남겨진  나를 보았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지 10년이 지났네요. 아이들은 이제 나의 손길을 성가셔하기만 합니다.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문득 허무감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엄마로 아내로 살아가는 게 인생이 다인지.. 어떤 날은 잠을 청하려 누워있을 때 이유 없는 눈물이 흐르기도 했습니다. 서른 후반에 들어서 이런 생각이 드는 내가 정상인지 수도 없이 되뇌어봅니다.


어제는 남편도 직장생활이 힘든지 슬쩍 티브이를 보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요즘 들어 말수가 적어지고 내심 내가 뭔가를 해서 가계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눈치였거든요. 최근 아이들 교육비에 경조사비 세금 이번 달도 예상치 못한 지출에 적금을 깨면서 남편의 무게는 더 늘었습니다.


결국 다시 취업사이트를 클릭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나 찾아봅니다. 아이들이 손이 덜 간다고 하지만 아직 초등학생인데 전일로 일할 수 있는지부터 걱정이 됩니다. 그렇게 아침부터 점심시간이 지날 때까지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썼다 지우 다를 반복합니다. 나 자신에 대한 이유 없는 상길 감이 올라오고 화가 납니다. 


'왜 이렇게 됐지?'


지원할 곳도 별로 없고, 퇴사 후 10년간의 공백의 칸을 채울 게 없다는 사실이 나를 더 초라하게 합니다. 분노는 이내 우울함으로 변해갑니다. 아이들이 올 시간이 되었는데 무기력함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내가 다시 일할 수 있을까?’


여자로서 아이를 키우고 주부로 산 것이 잘못일까요? 사회에서 나는 더 이상 쓸데가 없는 걸까요? 늘어가는 청구서에 경조사에 남들 사는 만큼만 나도 돈을 벌고 싶은데.. 여자로 태어나서, 결혼을 하게 돼서, 아이를 내 손으로 키우고 싶었던 건데, 이 경력을 사회에서는 내게 ‘경력 단절 여성’이라고 불러 마음이 속상합니다.


















육아를 책임지고 레이스를 달리는 엄마는 앞만 보고 달립니다. 자신의 몸과 정신이 망가지는지도 모르고 억척스럽게 버티가 한순간 밀려오는 공허함에 다 무너지고 맙니다. 내 힘으로 이겨보려고 해결하려고 할수록 늪으로 빠져드는 기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아이를 책임지고 나의 인생을 포기해야 할까요? 각자의 짐이 있기에 내 짐을 내려놓거나 남편에게 줄 수 없어 더욱 외롭고 힘들게 느껴집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부부가 함께 상담을 받고 서로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삶을 살아내는 주인공이기에 부부가 함께 상담을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회사나 사회도 쉽게 협조를 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단 엄마가 먼저 심리상담을 받는 것을 두 번째로 추천드립니다. 나의 분노나 억압된 상황, 충족되지 못한 감정들을 알고 그것들을 돌보고 위로하는 시간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됩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가장 빠르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용기를 내면 위안을 줄 모두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꺼니까요.








심리상담 메신저 트로스트입니다. 

우리는 건강한 마음이 행복한 삶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모두가 늦지 않은 때에 마음을 치료받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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