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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로스트 Oct 18. 2018

[감정 마주 보기] 외로움을 못 견디는 그대에게

외로움 이젠 참지 마세요

저는 항상 입버릇처럼 친구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배고파, 외로워, 뭐해' 이렇게 3가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요. 요즘엔 바람도 쌀쌀하고 괜히 분위기가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드는 것 같아 '외로워'를 많이 씁니다. 이러다 보니 확실히 사람은 환경에 지배당하는 동물인 것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모두 다 가을 하면 외로움, 외로움 하면 낙엽 이러한 공식을 만들고 오히려 외로움에 흠뻑 빠져 휘청거리곤 합니다. 유사한 단어로는 '나 가을 타나 봐' 가 있습니다. 


우리는 심리적으로 세세하게 감정을 나누지 못하면서 외로움이란 감정은 귀신처럼 알아차리죠. 오히려 이쯤 되면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오히려 낭만적이고 막 제대로 느끼지 않으면 멋을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외로움을 뒷받침하는 단어들은 대체적으로 뼈에 시리도록, 사무치도록, 고독하다 이런 멋들어진 단어가 주는 강렬함 때문일까요?


외로움과 고독함의 차이


근데 우리는 외로움을 얼마큼 알까요. 사전적 정의로는 혼자가 되어 쓸쓸함을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외로움과 고독을 비슷한 뜻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뜻은 비슷한데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요. 외로움은 '누군가'가 없기 때문에 느끼는 단절된 감정을 뜻하고, 고독은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생기는 감정입니다. 나의 존재에 대한 고뇌에서 나오는 감정인 거죠. 결국 타인에서 느끼는 감정과 나로 인해 느끼는 감정의 차이입니다. 


외로운거, 뭐가 대수냐고?


솔직히 이 세상 사람들 중 안 외로운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둘이 있어도 외로운데 혼자는 더 서럽습니다.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은 사람을 참 힘들게 합니다. 약해질대로 약해진 마음이 견디지 못해 외부의 충격에 견디지 못하고 쉽게 넘어지는 순간이 내가 외로울 때 입니다. 그런데 외로울 때 몸도 아픈 이유가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소외당하거나 소속되지 못한 기분을 느낀 사람의 뇌를 FMRI(기능성 자기 공명 영상장치)로 촬영해본 결과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와 같은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마음의 병이 신체적 고통과 같은 수준이라니. 


일단 외로움이 만성으로 변했을 때부터 모든 문제가 발생됩니다. 외로움이 만성화되면 신체 면역체계가 무너지면서 내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여러 합병증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상태가 되면서 외로움이 감정의 병인 우울증으로도 쉽게 변할 수 있습니다. 



마셔...외로워서 먹는거야 외로워서....



이게 다 사회 때문이다.


사회에 화살을 돌리기 싫지만 네, 맞아요. 사회적 지지와 소속감이 중요합니다. 사회적 지지는 유대감이라고도 표현하는데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한 아파트, 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이웃사촌이라고 해서 가깝게 지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작은 동네에서도 세세한 연결망이 서로를 이어주고 있던 것이죠. 요즘 뉴스를 보면 고독사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유독 많이 들려옵니다. 이전에 고독사가 없었냐라고 물어본다면 그건 아니지만 이전보다 고독사가 늘었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무심했다는 증거이지 않나 싶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1인 세대가 늘어나면서 유대감 상실로 인한 고독사, 자살률이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대 존 카치오포 박사 연구팀이 외로움의 수준에 따른 건강 변화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위에 나온 말들이 더 와닿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50~68세 성인을 대상으로 외로운 사람은 면역력, 비만, 고혈압, 신진대사, 심장마비, 염증 억제력 등이 외롭지 않은 사람에 비해 모두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사회적 고립 때문에 발생하는 조기 사망률이 14%나 증가한다는 결과는 외로움이 나라별로 차이가 있고 개인적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외로움이 흡연이나 음주보다 위험하다고 발표하면서 세계 최초로 외로움 장관을 선임했다.  



팔로우하는 친구의 수가 아닌 관계의 질이 중요하다.


외로움은 사랑하는 연인이 없어서도 생기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사회적인 유대감, 소속감이 두텁지 않아서 생기는 감정이라고 정리가 됩니다. 정서적인 풍요로움이 충족되어야지 외로움이란 감정이 만성화가 되지 않는데요. 단순한 SNS상의 관심과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수많은 관심과 애정이 순간의 유대감과 소속감을 주지만 근본적인 자존감을 올려주진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애정을 따라가다 공허함이 오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외롭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런 질문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외로움은 인간 본질이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외로움을 급하게 관계에서 즉흥적으로 채우거나 보상받으려고 애쓰면 다른 사람의 태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상처받게 됩니다. 관계의 악순환이 되면서 외롭고 고독하고 스스로를 구석으로 몰아넣게 됩니다.






외로움의 동굴에서 벗어나는 방법


외롭다고 동굴에 들어가는 게 일시적으로 외로움 해소에 도움이 되겠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정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알려드릴 테니 용기를 내어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1. 연락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보기

외로움은 두려움을 먹고 자라납니다. 두려움을 먹고자라는 감정이 많지만 외로움은 그냥 두면 더 짙어집니다. 거절당한다는 생각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졌다면 내가 마음 놓고 연락할 수 있는 상대에게 가볍게 연락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생각보다 반갑게 맞아줄 수 도 있습니다. 연락이 조금 힘들다면 반려동물이나 지지할 수 있는 종교, 상담 대상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보이지 않는 따듯한 손이 되기

남을 도와줌으로써 내가 가치 있는 사람으로 느끼는 것, 남을 돕고 정서적 포만감을 느껴 신체에 긍정적 변화를 불러오는 것을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고 합니다. 나의 에너지를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사용하는 것. 유기견을 돕는다던가 후원을 통해 내가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는 것. 그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호르몬이 분비되어 외로움의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더 나아가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 이야기를 하는 봉사단체에서 일하는 것도 소속감과 정서적인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3. 관계는 빠져나가는 모래알

모래를 아무리 쌔게 움켜쥐어도 손 틈새로 다 나가게 됩니다. 인간관계도 이와 비슷합니다. 많은 친구들, 인맥이 있다고 해도 그 관계가 나를 풍족하게 해주진 않습니다. 기대하는 만큼 실망도 하고 상처도 받습니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회의감이 드는 이유는 기대한 만큼 나에게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간관계라는 것은 상호적으로 작용합니다. 나 혼자 착각하는 친밀감이 아니라 서로 같이 느끼는 친밀감일 때 교감이 더 진하게 됩니다. 그런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서로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급하게 친밀감을 쌓으려고 하지 마세요. 일단 혼자 작은 기쁨을 누리는 선에서 출발해서 많은 대화와 여러 순간을 통해 질이 높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외로움이 병은 아니지만 충분한 대화와 위안을 통해서 벗어 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지만 어두운 동굴을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외롭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용기 내서 말 걸어 주세요. 






심리상담 메신저 트로스트입니다. 

우리는 건강한 마음이 행복한 삶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모두가 늦지 않은 때에 마음을 치료받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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