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스트, 내 연애의 모든 것
사람과 사랑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습니다. 난 사랑인데 어디까지가 사랑이고 집착인지, 그 경계도 애매하고 더 이상 상처받는 것도 싫습니다. 사랑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번에도 트로스트 메일로 엘도라도님께서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이항아 선생님과 함께 사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엘도라도님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20살 중반의 엘도라도입니다.
남자 친구와 1년 가까이 만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진지하게 만나려고 하는 남자 친구와의 문제는 제가 집착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사귄 지 오래되진 않아서 잘 참고 있지만 속으로는 어디서 뭘 하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뭘 먹는지 까지 하나하나 물어보고 알아야 직성이 풀립니다. 남자 친구와의 신뢰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저의 문제 같습니다. 저도 이 상태가 언제까지 갈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려서부터 늘 애정에 목말랐고 진정한 관계를 맺고 감정을 나눈다는 기분을 모르면서 살았습니다. 남들처럼 하려고 노력했지만 너무 어렵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도 부자연스럽고. 그래서 늘 버림받을까 봐 불안하고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남자 친구들을 사귈 때도 먼저 버림받지 않으려고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만나는 남자 친구와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나도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로 같이 있으면 행복하고 안전하다고 생각이 드는 유일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헤어지는 건 상상도 못 할 것 같고 관계를 망치면 안 된다는 압박도 있습니다. 문제는 동성 친구랑 저녁을 먹는다고 하는 것도, 운동을 하는 것도 회사에서 일하는 순간도 저에게 집중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집니다. 저도 이게 문제라는 것을 알지만 아닌 척할수록 속에선 불이 납니다. 이 행복이 깨지면 저 또한 어두운 바닥으로 떨어질 것만 같은 기분을 떨칠 수 없으면서 그 사람 때문에 행복하고… 이 감정을 뭐라고 설명할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자꾸 나를 잃어버리는 기분이 듭니다.
그 사람이 저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을 바라지 않지만 계속 괜찮은 척하다가 그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그를 상상하면 미치기 일보직전이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밤에 잠도 못 잡니다. 제가 이상한 건가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트로스트 상담사 이항아입니다.
연애하면서 생긴 생각과 감정들에 대해 남겨주셨군요. 힘드셨을 텐데 이렇게 용기 내주어 고맙습니다.
일단 많이 속상하시겠어요. 사랑이란 서로 관계 안에서 풍족함을 느끼려고 하는 것인데 불안하고 무너지는 자신을 보기까지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래도 한 가지는 참 긍정적으로 느껴집니다. 예전과 같은 실수가 두려워 관계를 끊기보다는 유지하기 위해 고민하시고 애쓰시는 점이요. 그러니 이렇게 글도 남기신 거겠지요. 이런 노력이 진심으로 대견스럽고 지지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잘 오셨어요.
먼저 남자 친구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나에게 집중하지 않는다고 느껴져 괴롭고 불안하다고 하셨죠.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기에 그런 마음이 생기는 걸까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대상이 무엇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마음이 어떤지 궁금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엘도라도님은 절대 이상하지 않아요. 그런 자연스러운 마음을 스스로가 정당하지 못한 것으로 느끼는 것은 아닐까요?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궁금증들을 억누르고 회피하고 계신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이 글에서는 엘도라도님이 집착을 하고 있다 라기보다 남자 친구와 감정적으로 많은 것을 공유하고 싶고 더욱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느껴지네요. 연애가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유지하고 싶은 욕구를 가진 것은 엘도라도님에게 새로운 경험이겠죠? 만약 그렇다면 이런 마음이 당황스러운 것은 당연한 것 같아요. 내가 왜 이러지, 왜 이 사람에게 집착하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하나 궁금한 것이 있어요. 이런 엘도라도님의 고민을 남자 친구에게 이야기해본 적이 있을까요? 아직 해보지 않았다면 이런 마음을 나누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론 남자 친구가 나를 집착과 망상이 심한 여자 친구로 보면 어쩌지? 이런 모습을 보고 실망하거나 질려하면 어쩌지 고민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엘도라도님께서 이런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남자 친구가 알게 된다면 배려를 해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항상 당신에 대해 궁금하다. 하지만 하나하나 물어보는 것이 혹시 당신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나를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하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겁니다.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넘겼던 자신의 일상을 엘도라도님에게 먼저 알려줄 수도 있고, 평소에 넘어갔던 작은 엘도라도님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살펴볼 수도 있어요. 또 다른 방법은 몰두할 수 있는 행동을 찾는 것입니다. 일상을 조금 타이트하게 짜보는 것이죠,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아니지만 스스로 생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판단될 때 일시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평소 좋아하는 음악 듣기, 영화나 드라마 보기, 걷기, 편한 친구와 통화하기 등. 정기적으로 무언가를 배우는 것도 좋고요. 시선을 다른 곳으로 잠시 돌리는 방법이기 때문에 이 방법에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자신의 문제를 회피하게 될 수 있지요.
아닌 척하는 것으로는 감정을 없애기 어렵습니다. 보지 않으려고 할수록 또는 피하려 할수록 결국 그 감정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사람은 다 그러니까요. 그러니 엘도라도님의 이런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수용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받아들이고 마주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그런 다음 감정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을 수 있어요.
다행인 것은 엘도라도님이 자신에 대해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변화의 희망이 보여요. 혼자 하는 것이 힘들면 언제든 트로스트를 찾아주세요. 이러한 문제를 같이 해결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엘도라도님에 대한 이해가 가능할 거예요.
저는 이항아 상담사입니다.
*나의 연애에 상담이 필요하다면 trost@hu-mart.com 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모든 사연은 트로스트 전문 상담사가 직접 상담합니다.
심리상담 메신저 트로스트입니다.
우리는 건강한 마음이 행복한 삶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모두가 늦지 않은 때에 마음을 치료받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