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희망은 전략이 아니다」라는 글을 브런치에 올렸다. 고령 난임 환자들에게 희망이 아닌 확률과 통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브런치는 트래픽이 크지 않아서인지, 그 글은 댓글 하나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얼마 뒤, 인스타그램과 연동된 SNS인 Threads를 알게 되었고, ‘난임’을 키워드로 그 글 전문을 올렸다. 개인적인 기록이라 부르기 민망한 숫자지만, 2만 7천8백 뷰를 기록했다. 공감하는 댓글도 있었고, 난임을 직접 겪는 이들의 감정이 담긴 반응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를 이어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다. Threads에서 글을 본 사람들이 브런치로 넘어온 것인지, 조용히 잠들어 있던 글이 다시 살아났다. 한동안 아무도 찾지 않던 글이 일간 조회수 1위를 차지했고, 없던 댓글이 하나둘 달리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는 내 글의 논지가 아니라, 나를 향한 것이었다. 작가 소개를 비틀어 의사로서의 나를 조롱하며, 내가 보는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겠냐는 인신모독성 댓글이었다. 불쾌했다. 하지만 그것은 반박이 아니었다. 확률과 통계 앞에서 무너지는 사람이 내뱉는 말 같았다.
캡처만 해두고 댓글을 지웠다. 분노가 판단을 앞서기 전에, 그렇게 정리하려 했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 다시 댓글을 달았다.
브런치 알림으로 확인은 했지만, 내용은 클릭해야 볼 수 있었다. 보지 않아도 짐작이 갔다. 손이 떨렸다. 화면을 보지 않은 채, 잠깐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결국, 클릭했다.
예상대로였다. 댓글을 지운 것을 조롱하며, 다시 한 번 모욕을 던져놓았다.
거기까지였다. 댓글 창을 열고, 적었다.
“글의 내용에 대한 토론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하지만 인격을 겨냥한 모욕에는 더 이상 대응하지 않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신고하겠습니다. 처음 댓글을 지운 건, 당신을 이해하려 했던 선처였습니다.”
그리고 게시했다.
네 시간이 지났다.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때로, 낯선 전장 위에 스스로를 올려놓는 일이다. 그리고 나는 그 전장에서도, 의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