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승리, 완전한 패배는 없었다.

by 참울타리


“환자가 내 심장 초음파 기계를 신경질적으로 발로 밀어버렸어요.”


이미 두 번의 심초음파를 거부한 194킬로 몸무게의 서른여덟 살 남자 환자였다.


“4일 동안 세 번째네…”


가벼운 피로가 스쳤다. 장기 투숙 모텔에서 지내던 이 청년은 5일 전, 양쪽 다리의 낫지 않는 피부 궤양 통증을 주소로 병원에 왔다. 피부 궤양 자체는 뚜렷한 감염 소견이 없는 정맥 울혈성 궤양이었지만, 응급실에서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문제로 입원한 환자였다.


키 173센티미터, 몸무게 194킬로그램, 체질량지수(BMI)가 65에 가까운 초고도비만 환자였다.


상대적으로 짧은 목,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는 체형. 우심실 심부전과 폐동맥 고혈압까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이 BMI라면 심초음파를 해야 할 이유는 금세 다섯, 여섯 가지는 떠올릴 수 있었다.


회진을 돌 때마다 환자는 다리 통증을 이야기했고, 나는 그 궤양에는 감염 소견이 없으며, 그와 관련 있을 수 있는 호흡부전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심초음파가 필요하다고 반복해서 설명했다.


청년이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한 번은 밥을 먹는다며, 또 한 번은 누우면 숨이 차다며 검사를 거부했다. 이번이 세 번째였다.


수간호사 선생님께 지원을 요청했다. 설명을 보다 쉽게 풀어 주실 수 있고, 동시에 내 설명의 증언자가 되어 주시기 때문이다.


마스크 뒤로 억지로 미소를 만들며 물었다.


“심초음파를 세 번 거절하셨는데, 이번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는 지금 다리 상처 때문에 왔는데, 왜 자꾸 심장만 찍어대냐고!”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목격자가 있는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설명했다.


“다리 궤양은 정맥 울혈과 관련된 문제이고, 심장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누우면 숨이 차는 증상도 있어 심초음파가 필요합니다.”


“나 30분 누워서 검사 못 받아.”


“침대 각도를 최대한 올려서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청년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번에는 검사를 받아보겠다고 했다. 마음이 바뀌기 전에 초음파 기사를 다시 불러야 했다.


심초음파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환자가 이번에는 협조하겠다고 합니다.”


체구가 작은 여자 심초음파 기사는, 이전 상황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했다. 다시 그 방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은 기색이 분명했다.


나는 수간호사와 함께 충분히 설명했고,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고 그녀를 설득했다. 그녀는 마지못해 수락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있을 때였다. 그녀의 상급자로부터 문자가 왔다. 그 환자가 지금까지 얼마나 문제를 일으켜 왔는지, 그리고 해당 기사가 다시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점심이 얹히는 느낌이 들었다.


전화를 다시 걸었다.


“혹시 통화 이후에 다시 시도해 보셨는데도 환자가 그렇게 행동했나요?”


“아직 못 가봤어요. 다른 응급 초음파가 있어서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서른여덟 살 덩치만 큰 아가를 겨우 달래 검사를 약속받았는데, 정작 그를 마주해야 할 선생님이 무섭다며 검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 내가 상대하고 있는 건 환자뿐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어이가 없었지만 참았다.


“이번에는 다를 겁니다. 환자에게도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만약 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나오셔도 됩니다.”


그녀는 다시 마지못해 수락했다. 나는 그녀의 상급자에게도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혹시 남성 심초음파 기사가 있다면 이번 케이스를 맡기는 건 어떨까요?”


불행히도, 그것은 선택지가 아니었다.


나는 다른 환자들을 보느라 오후를 보냈다.


잠시 후, 수간호사 선생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Echo is complete. They said it is suboptimal.”

(심초음파는 시행되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해석이 제한적이라고 합니다.)


완전한 승리도, 완전한 패배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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