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고독하게 살기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
초점 맞추어 보려 하면 더 아른거리는 기억의 첫 머리부터, 매일을 흘려 보내기도 숨 가쁜 지금까지, 말하여질 수 없었던 것들은 언제나 그림자처럼 달라 붙어 있었다. 모든 걸 견뎌내는 건 오롯이 혼자만의 일이고, 동반은 사치스러운 단어임에 틀림없다. 나는 여전히 나를 이해하기보다 인정할 수 있는 자를 찾는다. 이해받지 못해도 좋다 -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
그건 너무 외롭잖아요, 하고 누군가 물었었다.
상처 입은 짐승 마냥 허덕이는 것이 안타깝다며 다가온 이였다. 자신으로 내 결핍을 채워주려 했고, 헐떡이는 나를 보듬고 싶어 했으나... 끝이 뻔한 일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나는 내 상처 핥기에 바빠 그를 상처 입혔고, 끝내 원망을 짊어지고 안녕을 고했다. 마지막까지 그는 나를 이해할 수 없었고, 쉽사리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외롭지 않느냐고? 쌓여가는 이별이 더 외로운 일이다. 애정이든, 측은함이든, 채 잘라내지 못한 마음의 꼬리가 늘어져 흔들릴 때면 더욱더.
혼자서도 묵묵히 짊어지고 갈 수 있도록, 단단히 살아내야 한다. 외롭다고 말하지 말 것, 힘들다고 기대지 말 것. 한숨은 흘러가는 바람에 실어 보내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사람을 마주할 일이다. 더 외롭지 말기 위해.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