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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전거 탄 달팽이 Nov 17. 2023

에이뿔이 되어주기로 약속해요

에이뿔조 합평후기

벌써 100일의 글쓰기가 4분의 3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리 에이뿔조는 어제 합평으로 만났다.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혜똥 님과 엠피타자기 님을 제외하고, 나, 삼다용님, 펄케이 님이 이렇게 셋이 함께 모였다.


   미리캔버스의 달인인 펄케이 님께서 만들어 오신 PPT 공유가 시작됐다. 에이뿔조의 오붓한 합평회도 시작되었다. 공기마저 훈훈해지는 느낌이다.


   먼저 삼다용 님의 목소리로 글이 나타났다. 최근 삼다용 님의 글 중에 가장 궁금했던 글이라, 더 반가웠다. 글에서 묘사된 그분에 대한 꾹꾹 눌러 담은 진심과 사랑이 목소리를 통해 더 많이 묻어 나왔다. 어쩐지 사진 씨가 그리워지기도 하는 글이었다.


   사실 삼다용 님은 쓰고뱉다 안에서 만나기 전부터 미리 알고 있던 분이다. 얼굴이야 줌으로 처음 뵙다시피 했지만. 그분은 우리 나또 님의 신대원 동기다. 다만, 나또 님이 그를 ‘형님’이라 불러서 나도 그렇게 부르던 터였다.


   얼마 전 알게 되었는데, 나와 동갑이셨다. 생일이 꽤 빠른 편인 나로서는, 삼다용님께 어쩐지 죄송해질 따름이었다. 하여튼 늘 글로만 만났음에도, 나또 님과의 인연 덕분에 내적 친밀감을 느끼고 있던 터라, 엄청나게 반가웠더랬다. 티는 거의 나지 않았지만.


   펄케이 님은 마지막에 글을 낭독하셨다. 역시 오랜만에 뵙는다. 펄케이 님과는 완성반 1기 동기였다. 그때는 참 자주 글을 나누고, 합평을 통해 서로의 글을 아름답게 꾸며주곤 했더랬다. 내가 오프라인에서 봤던, 몇 안 되는 쓰뱉러이기도 하고 말이다.  


   글쓰기에서 손을 완전히 놓아버린 나와는 달리, 그녀는 꾸준히 글을 쓰고 있었다. 그 꾸준함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기에 참 멋져 보였다. 게다가 그때 나누던 그녀의 목차 글까지 완성했단다. 글에 대한 그녀의 사랑이, 언젠가 그녀에게 꼭 다시 돌아오기를 바랐다.   


   나는 갈피를 잃은 대본집 리뷰 글을 가져갔는데, 다들 찰떡같은 조언을 해 주신다. 이번 주 글에는 그 조언을 최대한 녹여 볼 생각이다. 게다가 꼭 읽고 싶은 나의 글도 요청해 주셨는데, 사실 계속 고민 중이다.


   글쓰기를 손에서 놓은 지 너무 오래돼, 글력을 기르기 위해 100일의 글쓰기에 도전 중이다. 막 눈에 띄게 확 글력이 느는 건 아니다. 하지만, 조금 더 쓰고 싶은 글을 잘 쓰기 위해 훈련 중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그 글을 기다려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조만간 용기 내어 어딘가에 글을 연재하리라 다짐해 보았다. 다시 회복해 가는 글력으로 말이다. 그 글들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고.


   그렇게 우린, 서로의 삶도 나누고, 글쓰기에 대한 고민도 나눴다. 모두가 다른 고민을 하는 것 하지만, 실은 비슷한 고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글이쓰도인로서의 삶을 고민하는 우리들이니 말이다.


   우리의 글은 어쩌면 아직 에이뿔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글을 사랑하는 마음, 삶을 쓰고 뱉고, 그 뱉은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손길만은 모두 에이뿔일 것이다. 앞으로도 쭈욱-.


   비록 이제 다른 조로 또 흩어질지도 모를 우리지만, 서로에게 에이뿔이 되어줬던 그 시간을 기억하기를... 서로의 글이 에이뿔이 되는 그날까지, 서로에게 에이뿔이 되어 주기로 약속해요-.   


#쓰고뱉다

#100일의글쓰기시즌2

#일흔네번째

#에이뿔  

#에이뿔조_합평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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