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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전거 탄 달팽이 Sep 13. 2023

방구석 저지의 지극히 사적인 리뷰

스우파2 메가 크루 미션 평가

전문성이라고는 1도 없는 방구석 저지의 지극히 사적인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이하 스우파2) 메가 크루 미션 영상에 대한 평가를 써 보고자 한다. 순서는 스우파2 유튜브 채널 ‘The CHOOM(더춤)’의 영상제공 순서(아래쪽부터 언급 예정)에 따랐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한 번 더 밝혀둔다.


1. 울플러: 아마도 혼성미션. 힙합을 하는 사람들이 보여줄 수 있는 동작의 끝판왕을 보여준 느낌이다. 거기에 구성이나 연출도 좋은 편이었다. 중간과 마지막 부분에 서로 높낮이가 다르게 대형을 만들어 서 있는 부분이 특히 좋았다. 자연스럽게 마구 흐트러져 있는 것 같은데, 묘한 질서가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다.

   다만, 노래가 정적이고 느리다 보니, 동작이 잘 보이다 못해 지루한 느낌을 자아낸다. 보는 중간 계속 남아 있는 시간만 쳐다봤다. 그나마 세 파트 중에 중간 부분은 역동적인 느낌이지만, 처음과 끝부분의 노래는 눈이 스르르 감기는 느낌이었다.


2. 레이디바운스: 여기도 혼성미션(?). 일단 의상에서 컨셉을 확실히 보여줬다. 여전사 느낌이 물씬 났다. 레이디바운스 멤버들 빼고 모두 남성 크루원들이 협업해서 그런가, 더욱더 강한 여전사 분위기를 자아냈다. 의상부터 소품까지 일관된 컨셉을 가져가고 있고, 구성이나 동작이 지루하지 않고 탄탄하게 잘 짜인 느낌이었다. 역시 15년 차 크루의 단합력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다만, 다른 크루들이 워낙 색다른 구성과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무대를 연출했기에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느껴졌다. 전체적인 순위에서는 다소 밀리는 편. 그러나 크루별로 미션이 다른 걸로 보아서 만약 이번에 같은 미션을 실시한 크루들끼리 먼저 승패를 결정한다면, 레이디바운스가 승산이 있어 보인다.    


3. 베베: 확신의 혼성미션. 여태까지 어마어마한 안무 창작 능력을 보여줬기에 매우 기대했던 팀이다. 일단 분위기 자체가 신선하고 춤 동작이나 구성 등이 독특한 편이다. 소품도 아주 영리하게 사용하였다. 게다가 다들 엄청나게 원했던 위댐보이즈와의 협업이 돋보였다. 동작은 아이돌스러운데, 전반적인 분위기는 현대무용의 느낌이 났다.   

   아쉬운 점은 너무 좋은 노래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베베의 노래는 백현의 사이코였는데 노래 가사를 연기하다시피 이끌다 보니 가사만 너무 귀에 쏙쏙 박힌다. 그렇게 자꾸 가사에 집중하게 되어, 오히려 댄서들의 동작에는 집중하지 못하게 됐다. 또한 다른 크루들이 워낙 많은 인원으로 메가 크루 미션에 임했기에,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은 베베는 메가 크루의 느낌이 살지 않았다.


4. 딥앤댑: 어쩌면 야외촬영 미션. 여태까지 보여준 모습이 모두까기 인형의 모습뿐이라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인상 깊은 무대를 보여줬다. 일단 배경이 야외인 데다가 고궁 세트장(?)이었고 복장도 한복 느낌, 소품이나 모든 분위기에서 한국적인 분위기가 묻어 나왔다. 중간에 보여준 태극 문양도 인상 깊었다. 오랜만에 본 효진초이도 반가웠고 말이다.

   다만, 이 장점들이 독으로 바뀌는 건 한 끗 차였다. 일단 미션이지만 야외에서 공연하다 보니 생각보다 메가 크루의 느낌이 나지 않았다. 다른 크루에 비해 참가 인원이 적어 보였으며 그래서 춤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한복 느낌의 옷도 분위기를 살리는 것에는 한몫했지만, 하체의 경우, 세밀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데 방해가 되는 느낌이었다. 이 크루와 함께 야외 미션을 진행한 크루가 잼리퍼블릭인데, 두 크루 중에는 딥앤댑이 압도적인지라 무난히 이번 미션에 통과하지 않을까 싶다.    


5. 마네퀸: 아마도 구조물 미션. 개인적으로 현재 내 마음속 2위다. 사실 1위와는 거의 비슷한 점수인데 이 경우, 순전히 취향 차이이다. 본인들의 장점인 왁킹으로 시작을 알린 점이 좋았고, 컨셉을 확실하게 잡아서 그 컨셉이 공연 내내 유지된 것이 보기에 좋았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퍼포먼스와 장르를 녹여낸 점이 보는 이의 눈길을 끌었다. 의상과 음악의 조화도 좋았고, 구성이나 동작, 메가 크루가 낼 수 있는 모든 긍정적 효과를 확실히 잡은 느낌.    

   사실 아쉬운 점은 없는데 우려스러운 점은 있다. 일단 대중들이 마네퀸에 대한 호불호가 강한 편이라, 그 부분이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구조물 미션 상대가 원밀리언이다 보니, 이 조는 정말이지 피 터지는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떨어져도 속이 쓰린 그런 상황이 연출되어 버릴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6. 잼 리퍼블릭: 딥앤댑과 함께 아마도 야외촬영 미션. 개인적으로 제일 처음 본 영상이다. 그래서인지 좀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야외촬영이 미션이라는 전제를 인식하기 전이라, 야외촬영이 제법 신선하게 다가온 것이다. 일단 이 팀은 기본적으로 팀원들의 개인적 역량이 뛰어난 팀인데, 그런 팀원들이 증식(?)한 느낌이 들었다. 역시 세상은 넓고 춤 잘 추는 사람은 많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나만 못한다, 나만) 기본적인 신체조건과 타고난 그루브는 정말 다른 팀에서는 흉내조차 낼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다만,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걸까. 아니면 이번 시즌에 다른 크루들이 워낙 다인원으로 구성을 한 걸까. 인원이 다른 크루에 비해서 적은 편이라, 메가 크루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또한, 세 파트로 나누어서 디렉션을 했는데, 다른 크루들이 그 각각의 디렉션을 하나로 묶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 냈다면, 이 팀은 그냥 세 파트가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노래나 분위기, 배경 등이 모두 달라지니깐, 그저 세 명 각자의 퍼포먼스를 모아놓은 느낌이었다. 글로벌 인지도가 있지만, 냉정하게 이번 미션으로만 보자면 딥앤댑에게 밀릴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7. 원밀리언: 마네퀸과 함께 구조물 미션으로 추정. 현재 개인적으로 내 마음속 1위 크루이다. 저스트 절크의 메가 크루 영상을 봤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랄까? 일단 정말 어마무시한 인원이 함께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 어마무시한 인원을 정말 깔끔하게 통제한 채,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그런 무대였다. 한국적이면서도 동양적인 느낌을 자아낸다는 점, 태극 문양이 나온다는 점에서 딥앤댑과 매우 비슷했으나, 의상과 연출의 효과로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었다. 일단 의상이 댄서들의 손짓, 몸짓 하나하나를 잘 드러내 주는 형태라, 온전하게 춤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팔에 그어진 검은색 분장(?)은 신의 한 수다. 또한 분명 세 파트로 나누어져 있음에도 흐름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나의 거대한 그림 아래, 각각의 파트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솔직히 없었다. 역시 마네퀸처럼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면, 딥앤댑과 컨셉과 중간에 대형 하나가 겹쳐서, 이 부분에서 암넷이 어떤 악마의 편집을 할지가 걱정된다. 또한 하필 같은 미션을 한 상대가 마네퀸이라, 지게 된다면 정말 순전히 취향 차이로 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반적으로 모든 팀이 메가 크루 퍼포먼스에 사활을 걸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 스우파와 스맨파 최종 우승팀은 바로 이 메가 크루 우승팀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모든 크루들의 무대 퀄리티가 높아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스우파2가 여태까지 보여 준 모습보다 조금 더 춤을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기대해 본다.    

  

#쓰고뱉다

#100일의글쓰기시즌2

#아홉번째

#Ah-choo(아주)_잘쓰조

#스우파2_메가크루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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