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8
A.
몇 살 때 죽음을 맞이할지 몰라서, 정확한 모습을 상상하긴 어렵지만 입가엔 웃음이 걸려있을 것 같다.
시험을 보고 나서 성적으로 딱히 혼나 본 적이 없다. 나쁘게 말하면 방목이고 좋게 말하면 신뢰가 짙은 우리 엄마와 아빠는 늘 내가 만족했는가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덕분에 나 스스로 가족들 앞에, 나 자신 앞에 떳떳하고 싶어서 공부했다.
결국 내가 살고 있는, 그리고 살아온 삶도 비슷하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지만 종국엔 나 자신의 의지로 살고 있는 거다. 가족, 친구, 다른 내가 짊어진 의무는 부가적인 이유인 거고. 늘 생각을 짊어지고 사는 난 주기적으로 나 자신에게 편지를 써왔으니, 마지막 순간에는 딱 한 마디만 물어보고 싶다.
만족해? 그러면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