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 사이3

커피는 커피다

by 아름다운 나날들

쌉싸르하고 따뜻한 커피가 내면의 온기를 가득히 채워준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는 그런 의미이다.


커피를 나는 각성제로 마셔왔다. 브랜딩, 로스팅, 산미 등등 커피를 둘러싼 정보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아침에 잠깨는 용도였으니까.

그리고 영화에서 부스스한 여자 주인공이 머그컵에 모락모락 올라오는 연기와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노트북을 펼치는 장면을 무슨 로망처럼

프로페셔날한 커리어 우먼처럼 생각해왔다.



또, 아침 출근 길에 드라이브 스루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화장을 고치고 경쾌하게 커피를 받아서 가는 그런 모습을 멋있다고 생각해왔다.


T인줄 알았는데 F였던 걸까. 왜 사실에 감정을 붙였을까. 커피 생각이 나면 마시고 몸에 커피가 부담이 된다면 조금 줄이고 그렇게 탄력적이어야 했었는데 탄력과 유연성은 온데간데 없고 감정으로 느슨해지다 못해 축 늘어져버렸을까.


감정 낭비를 따뜻함으로 착각했다

필요없는 웃음을 사람좋음으로 착각했다

친절함을 다정함으로 착각했다

무례한 말투를 도회적이라 착각했다

관심없는 말투를 싫어하는 거라 착각했다

소소한 놀림을 무시하는거라 착각했다

말이 없는 것을 불편함이라 착각했다


왜 이렇게 불합리적이었을까. 불합리라면 합리는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