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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 살로메 Feb 01. 2023

엄마와 함께한 13일의 간병일지

엄마는 내게 천사라고 말했다.

순천향대학교 병원에서 바라보던 풍경


나의 엄마는 2018년 투석을 시작하였다.

평소 엄마가 소변에서 단백뇨가 나온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혈뇨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 그리 무지하였을까. 먼 훗날 많이 후회하였다.


엄마가 투석을 위해 왼쪽 팔에 동정맥루 수술을 하던 날. 아니 엄마가 투석을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에서 듣던 날. 왜 그렇게 눈물이 흐르던지. 모든 세상이 끝난 것처럼 눈물이 흘렀다.


어쩌면 그건 시작에 불과했고 어쩌면 먼 미래의 어느 날에 비하면 더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그때는 그 사실을 몰랐다. 모든 불행이 찾아온 듯 울고 슬퍼만 했다.


11월 14일 엄마는 처음으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연이어서 폐렴에 걸렸다. 거점 병원이자 격리 병동인 강남 베드로 병원에 병상배정을 받아서 입원할 때만 해도 이런 일이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였다. 남들처럼 금방 치료받고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므로.


엄마는 그곳에 입원한 후 11월 25일 병실에서 넘어져 요추 2번이 골절되었다.


'척추 압박골절'


우리 가족의 운명을 바꿔놓은 병명이다. 그때는 골절이 이토록 무서운 것인 줄 몰랐다. 격리 병동에서 엄마는 통증을 심하게 호소했지만 의사는 허리 골절이 아니라고 오진을 하였고 엄마의 요구에도 x-ray를 3일 넘도록 찍어주지 않았다. 엄마는 그렇게 지옥을 경험하면서 홀로 버텼다.


그 이후 우리 가족은 '투석'이라는 족쇄로 인하여 일단 엄마를 '요양병원'에 모셔야 했다.


'요양병원'


이제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린다.


두 달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엄마와의 추억, 순천향대학교 병원에서의 13일간의 간병생활 일지로 작성해보려고 한다.


엄마가 어서 회복되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하면서 그 기록들을 남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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