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코로나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순천향대학교 병원에서 13일을 입원한 후 엄마가 퇴원하신 건 정확히 1월 말이었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고 멘탈이 나간지 오래였으며 그리하여 나는 최악의 상태를 자꾸만 생각하였다. 그동안에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여전히 힘들어서 극심한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렸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엄마는 그 기나긴 5개월 여의 병원생활을 마무리 짓고 집으로 돌아오셨다. (할렐루야!)
마치 드라마처럼 (결론을 이야기하지 않은 채) 궁금증을 유발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이 브런치 글을 읽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나는 과감히 불행 중 다행인 엄마의 퇴원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은 이토록 어리석어서 미래가 도래하기 전에는 내일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불안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좌절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아파하기도 한다. 정말 다행인 것은 어떻게든 엄마가 집으로 돌아왔다는 지금의 사실이고 그 위로의 결말이 지난겨울 혼자 감당해야 했던 괴로움의 시간을 보상해 주었다.
엄마는 2022년 11월 18일 코로나 확진 후 강남 베드로 병원으로 투석을 다니셨고 건강이 악화되어 폐렴 진단을 받았다. 그리하여 나라에서 지정해 준 거점 병원인 베드로 병원에서 침상 배정을 받은 후 홀로 입원하셨고 그곳에서 넘어져 요추 2번이 골절됐다. 엄마는 통증과 고통을 호소했지만 의료진들은 골절이 아니라며 엄마를 방치했고 x-ray 촬영조차 해주지 않았다. 엄마는 먼 훗날 그곳은 지옥과 같았다고 되뇌었다.
투석환자였던 엄마는 투석을 해야 했기에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셔야 했다. 그렇게 첫 번째 요양병원에 계시다가 여러 상황 등으로 인하여 부모님 집 근처 다른 요양병원으로 옮기게 되었다. 11일 여 정도를 지냈을까. 엄마는 또다시 폐렴 증상이 재발하면서 한양대 응급실로 옮기게 되었고 그곳에서 받은 코로나 검사에서 또다시 '양성'(무려 3번을 했는데 모두 양성이었다.ㅠ)이 나와 거점병원인 '아산병원 감염병동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미스터리인 건 아산병원으로 옮긴 후 3일째 되는 날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음성'이 나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6일 만에 중환자실 병동에서도 쫓겨났다.) 그렇게 퇴원한 후 다시 요양병원으로 옮겨졌고또 며칠 후 폐렴 증상이 생겨나면서 순천향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옮기게 되었다.
코로나 거점 병원 -> 첫 번째 요양병원 -> 두 번째 요양병원 -> 한양대 응급실 (코로나 재확진) -> 아산병원 감염병동 중환자실(음성) -> 다시 두 번째 요양병원 -> 순천향대학교 응급실 -> 다시 두 번째 요양병원 ->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당일 검사) -> 다시 두 번째 요양병원
지금까지의 여정을 요약하자면 이러하지만.. 사실 순천향대학교 이후에도 끝이 아니었다. 살아가면서 다시 이런 일을 겪을까 싶을 정도로 엄마도 가족도 지쳐만 갔다.
어쨌든 다행인 건 순천향대학교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에서는 ‘음성'이 나왔다는 사실이고 이로서 엄마는 제대로 된 입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응급실에서 입원을 시켜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엄마는 응급실에서 순천향대학교 입원실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