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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루 Jan 30. 2018

[백수일기] #2. 회사에 다니며 우리가 몰랐던 것들

백수로 살며 느낀 점 

어느덧 백수가 된 지 몇 개월이 지났다. 

이 정도로 쉴지는 몰랐지만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다. 인생은 정말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다. 

몇 개월 동안 휴식을 취하며 내가 몇 년 동안 회사 생활을 하며 잊고 있었던 '오전의 세상'에 대해 다시금 깨닫고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생각보다 오전에 쉬는 사람들이 많았다. 

백수 생활을 하며 자주 카페를 찾았다. 집에 있으면 자꾸 쳐지는 기분이 들고(나는 집에 있으면 일단 자동적으로 눕게 된다.) 도서관에 가자니 노트북 열람실이 있긴 하지만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이 편하진 않았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커피도 마시고 노트북으로 이런저런 일도 할 수 있고 책도 볼 수 있는 카페에 갔다. 


내 백수 생활의 동반자 노트북과 스타벅스.

나는 한 가지 오해를 했었다. '오전 카페는 사람이 별로 없겠지.' 

정답은 '아니'였다. 물론 대다수 회사의 공식 점심시간인 12시~오후 1시보다는 사람이 적었지만 의외로 많았다. 물론 프리랜서의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혹은 연차를 내고 쉬거나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쉬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사실 그 전에는 '쉬는 사람은 나뿐일 거야...'하는 의기소침한 생각을 가지기도 했는데

의외로 아니었다. 나의 휴식 동지들은 의외로 많았다. 


그리고 회사 가는 길은 생각보다 아름다웠다. 

그동안의 출퇴근길은 그저 피곤했다. 의자에 앉는 순간 버스건 지하철이건 버튼을 누른 듯 쿨쿨 잤다. 그런데 퇴사를 하고 여유롭게 그 길을 다시 가니 생각보다 예뻤다. 회사에 갈 때 이 길을 보고 마음을 여유롭게 가졌다면 하루가 꽤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노을 질 때 서울이 이렇게 예쁜지 몰랐다. 

백수가 된 뒤 조금 건강해졌다. 

원하는 만큼 잠을 잘 수 있고 나한테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없다. 특히 원하는 만큼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이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두려움이 없다는 것은 생각보다 삶을 윤택하게 해준다. 

일정이 없는 날의 전날 밤에는 보고 싶었던 영화도 보고 웹툰도 보고 그럴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늘 달고 살았던 두통약을 비교적 적게 찾을 수 있었고 마음도 꽤 여유로워졌다.

누군가의 불친절에도 제법 민감하지 않게 '에휴 어쩔 수 없지.'하고 넘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백수로 지내며 느끼는 점은, 사람은 계속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살아있다, 내가 할 수 있다는 보람과 더불어 일이 주는 즐거움이 필요한 것 같다. 


이와 동시에 너무나도 현실적인 것이지만 돈이 있을 때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유독 내가 더 그럴 수 있겠지만 돈이 있을 때의 마음과 한정된 돈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분명 다르다. 


으악, 쉬는 것은 좋은데 돈을 벌어야 한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인가. 

그렇지만 지금 쉬는 이 기간 동안은 나에게 주어진 또 다른 방학이라 생각하고 건강하게 즐겁게 보내야겠다.  

트루 소속 직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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