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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루의 클래식 Mar 16. 2017

차이콥스키의 백조 파드되와 흑조파드되

백조의 호수와 선녀와 나무꾼의 평행이론

수많은 노래들이 음원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요즘, 

이미 사라져 버린 오디오 테이프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물건이 되었어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좋아하는 가수의 오디오 테이프를 사서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여러분은 어떤 가수를 좋아해 보셨나요? 

저는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신화'라는 가수를 좋아했어요ㅎㅎ 


신화의 노래 중에 2집에 수록되어 있는 T.O.P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 '정경'을 샘플링해서 작곡한 곡으로, 당시에도 우아한 선율에 맞춘 춤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음악과 춤은 꽤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죠.



오늘 소개할 음악은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의 발레음악 [백조의 호수] 중 '백조 파드되'와 '흑조 파드되'입니다. 




법률학교의 진학, 실패한 결혼, 그리고 결국엔 자살까지...      

Piotr, Ilyitch Tchaikovsky(1840~1893)


러시아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차이콥스키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음악교육을 받았습니다. 

음악에 특출 난 재능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권유로 인해서 법률학교에 진학했고, 법무성에 취직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음악사랑은 그를 다시 음악계로 이끌고,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교향곡과 실내악곡, 무용곡 등을 작곡하게 됩니다. 


혹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는 클래식 작곡가를 꼽으라면,

 차이콥스키를 꼽을 정도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곡들을 작곡했지만 

사실 차이콥스키는 생전에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그의 음악의 진가는 그가 53세의 젊은 나이로 숨을 거둔 후에야 빛을 발하기 시작했죠.


차이콥스키를 이야기할 때 그의 결혼생활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하지 못했습니다.

차이콥스키는 1877년 여제자인 안토니나와 결혼하게 되는데, 이 결혼으로 인하여 그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더 확실하게 깨닫고 결혼생활 한달만에 이혼 하게 됩니다. 

결혼생활의 실패로 인해 신경쇠약에 시달리며 작곡활동에도 지장을 받았지만, 폰 메크 부인의 후원을 받아 작품 활동을 이어갑니다. 


53세의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 그의 사망원인은 콜레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이 세상에 알려진 후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자, 냉수에 약을 타서 먹고 자살을 하는 비극적인 삶의 결말을 맞게 됩니다. 



[백조의 호수]는 러시아판 선녀와 나무꾼 
           
Swan Lake


비극적인 삶을 산 그의 인생과 달리, 그의 음악은 아름답고 매력적인 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음악으로 손꼽히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러시아 발레를 최정상으로 끌어올린 음악이며, 

현재까지도 발레 공연의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중 [백조의 호수]는 발레리나의 아름다움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작품으로, 

순수미를 가진 백조와 고혹미를 가진 흑조를 대비시켜 발레리나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줍니다. 


[백조의 호수]의 이야기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러시아판 <선녀와 나무꾼>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철없는 남자가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어른이 된다.'라는 클리셰는 이 작품에서도 등장하죠.



[백조의 호수] 전체 줄거리 

1막: 철없는 독일 작은 나라의 왕자 지크프리트는 어머니인 여왕에게 화살을 선물 받고 다음날 있을 성년식 무도회에 약혼자를 선택하라는 명을 받게 된다. 
그는 생일선물로 받은 석궁을 들고 사냥을 하러 나가서 백조를 보고, 이를 잡기 위해 숲 속 호수가로 쫓아간다.

2막: 그리고 그곳에서 백조에서 인간으로 변하는 오데트를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오데트는 마법에 걸려있는 상태인데, 변하지 않는 진정한 사랑을 받아야만 저주가 풀리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왕자는 오데트에게 다음날 무도회에서 결혼 하자는 약속을 한다.

3막: 무도회에서 오데트를 기다리는 왕자. 
그의 앞에 악마인 로트바르트의 딸, 오딜이 등장한다.
오데트와 닮은 오딜을 오데트로 착각한(혹은 오딜의 고혹미에 반한) 왕자는 그녀에게 사랑을 약속한다.

4막:후에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왕자는 오데트를 만나기 위해 숲 속으로 달려오지만, 왕자의 배신으로 오데트는 영원이 백조로 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을 갈라놓기 위해 악마인 로트바르트가 나타나게 되고 여기서부터는 열린 결말. 
로열 버전은 악마와 싸워 두 사람이 함께 죽든가, 왕자는 죽고 오데트는 백조가 되어서 날아가고, 볼쇼이는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치는 것이다.  
하지만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버전으로 두 사람이 호수에 빠져 죽지만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부활하는 경우도 있다.

참고 : 네이버캐스트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오데트는 백조/ 오딜은 흑조입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최고의 춤, 파드되
        


오늘 소개할 음악은 [백조의 호수] 음악 중에서도 두 가지의 파드되입니다. 

파드되(pas de deux)란 고전발레에서 주역 발레리나와 상대역이 추는 것으로, 고전발레에 주로 나타납니다. 

두 사람이 추는 춤으로, 원칙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원칙이며, 발레의 중요한 장면에서 등장합니다. 

남녀 무용수가 가장 중요한 장면에서 추는 춤이다 보니, 주로 사랑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에는 2막과 3막에 각각 '백조 파드되'와 '흑조 파드되'가 등장하는데

'백조 파드되'는 오데트의 아름답고 순수한 고전적인 미가 돋보이고

'흑조 파드되'는 오딜의 관능적인 미가 돋보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파드되를 처음 보시는 분들이라면 

오데트의 '백조 파드되'를 본 후에 오딜의 고혹적인 '흑조 파드되'를 보는 것을 추천해요.^^




오데트와 지크프리트의 '백조 파드되'


'백조 파드되'는 백조 사냥을 위해 호수가로 쫓아간 왕자가 오데트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그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약속하는 장면인 2막에 나옵니다. 

우아한 그녀의 모습에 반한 왕자는 적극적으로 그녀를 쫓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오데트의 수줍은 매력이 발레를 감상하는 재미를 더 해줍니다. 



영국 로열 발레단의 공연입니다. 

Zenaida Yanowsky & Nehemiah Kish의 무용으로 감상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MucYTES91wI&feature=youtu.be




오딜과 지크프리트의 '흑조 파드되'
        


'흑조 파드되'는 오데트와 사랑을 약속하지만 그녀와 닮은 악마의 딸 오딜에게 사랑에 빠지는 왕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3막에 등장합니다.  

단순히 오딜이 오데트와 닮아서 사랑 빠지기도 했지만, 그녀의 매혹적인 모습에 빠져버려서 오데트를 배신했다는 해석도 있는데요.

이를 뒷받침하듯, 오딜의 '흑조 파드되'는 오데트의 그것과 다르게 매우 유혹적이고 화려합니다 



영국 로열 발레단의 공연입니다. 

앞에 나온 '백조 파드되'와 같은 무용수의 무용으로 준비했어요.

Zenaida Yanowsky & Nehemiah Kish

https://www.youtube.com/watch?v=p21n1xorjEs



여러분의 마음을 유혹한 파드되는 누구의 것인가요?

흑조? 백조?

^^







뜨루의 클래식은
매주 월요일, 목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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