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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루의 클래식 Mar 23. 2017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흘리는 눈물'

팬텀싱어, 테너 김현수가 노래하는 진실한 사랑

얼마 전 서울시 오페라단의 <사랑의 묘약>에 출연하시는 성악가분을 만났어요.

유쾌한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셨는데, 그분을 만나니 이번에 보게 될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 더욱 기대가 되더라고요.

작년 5월 초연 때 받은 많은 호평을 받은 서울시 오페라단의 <사랑의 묘약>이 이번 3월에 앙코르 공연을 해요.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는 주역인 네모리노가 부르는 '남 몰래 흘리는 눈물'입니다.

*아리아는 오페라에 등장하는 독창곡 혹은 2중창곡으로, 인물의 감정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할때 등장하는 음악.


이 곡은 얼마 전 종영한 팬텀싱어의 턱수염 테너 혹은 잘생긴 박휘순 테너 김현수 성악가가 불러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ㅎㅎ

섬세한 감정표현에 최선을 다하는 김현수 성악가의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http://tvcast.naver.com/v/1250545




오늘 소개할 곡은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 아리아 '남 몰래 흘리는 눈물'입니다. 



가난을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던 50여 년을 워커홀릭으로
   
Gaetano Donizetti (1797~1848)


이탈리아 작곡가인 가에타노 도니제티는 가난한 집안의 여섯 자녀 중 다섯 번째로 태어났습니다.

음악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던 그는 9살에 조반니 시모네 마이어가 지역사회봉사차원에서 개교한 학비 없는 음악학교를 가게 되었고,

8년 동안 그곳에서 악기 연주와 작곡 등 체계적인 음악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남아있는 생활기록부에의하면 도니제티는 반항적인 학생이었다고 해요.ㅎㅎ


로시니와 벨리니와 함께 벨칸토 오페라 최고의 작곡가로 뽑히는 그는 1822년 로마에서 <초라이다 디 그라나타>를 성공시켰고, 이 작품으로 나폴리 극장에서 작품 의뢰를 받으면서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나폴리 극장은 계약사항에 제약조건이 너무나 많았기에, 1830년 밀라노에서 초연한 <안나 볼레나>가 국제적으로 히트가 되자 나폴리를 떠나게 됩니다.

 그는 1835년 파리로 가서 오페라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고, 1840년 전후에 시기에 <린다 디 샤모니>와 <돈 파스콸레> 등을 성공시키며 가장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활발한 활동을 했을지 몰라도, 그의 내면은 쇠약해지고 있었습니다.

1845년부터 건강이 극도로 좋지 않던 그는 1848년 대뇌와 척수에 매독균이 감염되어 사망합니다.

평생 가난을 벗어나고자 일중독에 빠져있던 그는 50 평생의 짧은 인생에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진실한 사랑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밀당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19세기 초의 이탈리아의 어느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하여 펼쳐지는 이야를 담고 있습니다.

원작은 외젠 스크리브의 오페라 대본인 <미약>이며 각본은 펠리체 로마니, 작곡은 도니제티입니다.


다음은 <사랑의 묘약>의 간단한 줄거리입니다.

 

시골청년인 네모리노는 대지주의 딸인 아디나를 사랑 합니다. 그러나 아디나는 네모리노에게 전혀 관심이 없고, 소심한 네모리노도 자신은 아디나의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좌절합니다.
옛날이야기인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읽으면서, 그 안에 등장한 '사랑의 묘약'같은 약이 있었으면 하는 망상만 펼치고 있었죠.


한편 아디나에게 청혼한 군인인 벨코레 상사는 급히 입대하라는 명령을 받고 그녀에게 결혼을 재촉하게 되고, 이때 나타난 엉터리 약장수 둘카마라는 네모리노를 꼬십니다.
그녀를 뺏길 것 같다는 불안감이 생긴 네모리노는 보상금을 받는 조건으로 군에 입대하기로 하고 '사랑의 묘약(실은 포도주)'를 삽니다.

때마침 막대한 재산을 가진 삼촌이 죽어 네모리노에게 그 재산이 들어온다는 소문이 마을에 돌고, 마을의 처녀들이 네모리노를 보는 눈빛이 달라집니다.
갑자기 불안해진 아디나는 약장수에게 자신의 상황을 의논하고, 약장수 둘카마라에게 네모리노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진실한 사랑을 깨닫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그리고 네모리노는 진짜 '사랑의 묘약'의 효력이 나타났다고 믿으면서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을 부릅니다. 후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생뚱맞다는 평가를 받았던 아리아가 가장 기대하는 아리아로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는 것에 감동한 그가 부르는 서정적인 아리아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은 네모리노의 벅차 오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곡입니다.


사실 이곡은 초연 당시에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유쾌하고 경쾌한  <사랑의 묘약>의 전체 분위기에서 갑자기 서글픈 바순의 연주로 시작되는 이 아리아는

마치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느낌이니까요.

그래서 <사랑의 묘약>의 대본가인 로마니는 "이 장면에 이 아리아가 들어가면 극의 흥이 갑자기 깨진다."면서 도니제티를 말리기까지 했다고 해요.

그러나 도니제티는 끝까지 고집스럽게 이 아리아를 고수했고, 초연 당시에 관객들에게 생뚱맞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공연을 지속할수록, 아리아의 아름다운 선율에 관객들이 매료되었고

이제는 <사랑의 묘약>에서 가장 기대하는 아리아가 되었습니다.


남몰래 흘리는 눈물 가사

남 몰래 흘리는 눈물
한 방울이 눈에 맺혔다.
쾌활한 아가씨들 부러워하고 있네.
이 이상 무엇을 알 필요가 있을까?
이 이상 무엇을 알 필요가 있을까?

사랑하고 있어, 나를. 그녀가 나를. 알 수 있지, 나는.
한 순간,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의 두근거림이 들리고,
내 한숨이 잠시 동안,
그녀의 한숨과 섞이는 것이.

그녀의 가슴의 두근거림이 들리고,
내 한숨이 그녀의 한숨과 섞이는 것이.

하느님 죽어도 좋습니다.
이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습니다.

아 하느님 죽어도 좋습니다.
이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습니다.
죽어도 좋습니다. 사랑으로 죽을 수 있다면!




멕시코의 성악가인 롤란도 빌라존이 부른 버전으로 감상해보세요.

제가 정말로 강력하게 추천하는 성악가입니다...ㅎㅎ


https://www.youtube.com/watch?v=ntbzlS_xJbY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자신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맡았던 30개가 넘는 배역 중에 네모리노를 가장 사랑했다고 해요.


https://www.youtube.com/watch?v=YOA0mxmSf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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