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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루의 클래식 Mar 06. 2017

부르크뮐러의 '연습곡 No.25, Op.100'

체르니 100번 짝꿍, 추억의 부르크뮐러

어제 친구들과 교보문고에 다녀왔어요.

피아노를 배우기로 했다는 친구가 <하농>을 사러 간다고 해서 따라가게 되었는데, 

요즘은 피아노 교재 디자인이 알록달록 예쁘게 나오더라고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피아노 학원 책들은 전부 초록색, 하늘색, 빨간색뿐이었는데 말이에요ㅋㅋㅋ



추억의 하늘색 하농책....ㅎㅎ 저희 집엔 아직도 이 책이 피아노 옆 책꽂이에 꽂혀있어요.

얼마 전부터 부르크뮐러를 소개해달라는 지인의 요청이 있었는데, 

어제 하농 책을 보면서 이번 주엔 부르크뮐러를 포스팅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체르니 100번의 중간 정도 쳤을 때쯤 피아노 학원 선생님께서 부르크뮐러를 치자고 하셨는데,

 당시엔 이렇게 좋은 곡들이 많은지 몰랐는데 

이번에 글 쓰려고 오랜만에 들어보니 아름다운 곡들이 정말 많네요.

이 아름다운 곡들을 왜 그때는 그렇게 밖에 못 쳤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요ㅎㅎ




오늘 소개할 곡은 요한 프리드리히 프란츠 부르크뮐러의 '연습곡집 No.25, Op.100'입니다. 



독일 출신이지만 프랑스를 무대로 삼은 작곡가, 피아니스트
    


Johann Friedrich Franz Burgmüller (1806~1874)



독일 출신인 부르크뮐러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입니다. 

아버지는 오르간 연주자와 지휘자로 활동했고 동생도 음악가인 음악가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그는 독일의 레겐부르크에서 출생하였고 후에 카셀로 이주하여 루트비히 슈포어와 모리츠 하우프트만에게 음악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1830년 첫 번째 리사이트를 열어 피아니스트로 데뷔를 하게 됩니다. 

2년 후인 1832년에는 파리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남은 생을 보내게 되는데, 파리에서는 상류층 사교모임인 살롱을 중심으로 음악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많은 음악가들이 살롱을 중심으로 연주활동을 이어간 것처럼요. 

이 때문인지 부르크뮐러가 작곡한 오페라, 발레음악들보다는 소규모의 실내악곡이 그의 대표작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소개할 '25개의 연습곡 Op.100'과 함께 '18개의 연습곡 Op.109'가 많이 알려진 작품입니다. 




하농과 체르니가 지루하다면 이 연습곡은 어때?



연습곡(에튀드), 이 단어를 들으면 맨 처음 생각나는 작곡가는 쇼팽일 거예요.

제가 쓴 글에도 쇼팽의 연습곡에 대해서 다룬 적이 있죠. 

아직 못 보셨다면 아래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연습곡과 에튀드는 같은 의미입니다. 


https://brunch.co.kr/@truth-art/5



부르크뮐러의 '연습곡 25번'은 총 25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 곡은 체르니 100번을 칠 때쯤 병행해서 배우게 되는데요. 

기계적인 반복 연습을 요하는 하농과 체르니에 지루함을 느낄 때쯤, 곡마다 특색 있는 음악적 특징을 지닌 이 곡을 배우게 되면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겪는 수많은 고비들 중 하나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 같아요.ㅎㅎ

저 또한 마찬가지였고요.^^


이 곡에는 쇼팽의 에튀드처럼 곡들이 각각의 부제를 가지고 있어요. 

쇼팽의 에튀드의 부제는 후세 사람들이 붙인 것이지만 

부르크뮐러는 자신이 직접 붙인 것인데, 이는 당시의 흐름을 따른 것이라고 해요.

쇼팽의 에튀드가 1829년~1836년에 작곡되었고, 부르크뮐러의 연습곡이 1852~1858년에 발표된 것을 바탕으로 유추해볼 때,

부르크뮐러의 연습곡은 연습곡에 음악성을 더한 쇼팽의 에튀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한 쇼팽의 에튀드의 부제가 후대에 붙여졌다는 주장에도 뒷받침되고요.



25곡의 쉽고 혁신적인 피아노 연습곡집 Op.100(25 Études faciles et progressive


No.1 "순진한 마음"(La Candeur)
No.2 "아라베스크"(L' Arabesque)
No.3 "목가"(La pastoral)
No.4 "작은 모임"(La petite Reunion)
No.5 "천진난만"(Innocence)
No.6 "앞으로 앞으로"(Progres)
No.7 "맑은 시냇물"(Le Courant limpide)
No.8 "아름다움"(La Gracieuse)
No.9 "사냥"(La Chasse)
No.10 "귀여운 꽃"(Tendre Fleur)
No.11 "할미새"(La Bergeronnette)
No.12 "이별"(L' adieu)
No.13 "위로"(Consolation)
No.14 "스티리아의 춤"(La Styrienne)
No.15 "발라드"(Ballade)
No.16 "작은 슬픔"(Douce Plainte)
No.17 "수다쟁이"(La Babilarde)
No.18 "걱정"(Inquietude)
No.19 "아베 마리아"(Ave Maria)
No.20 "타란텔라"(La tarentelle)
No.21 "천사의 노래"(L' lfarmonie des Anges)
No.22 "뱃노래"(Barcarolle)
No.23 "돌아오는 길"(Le Retour)
No.24 "제비"(L' Hirondelle)
No.25 "승마"(La Chevaleresque)


부르크뮐러는 독일 작곡가이지만, 연습곡의 제목은 모두 프랑스어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의 주 활동무대가 프랑스였기 때문입니다. 



뜨루의 추억 속 부르크뮐러 연습곡
  

25개의 곡 중에 특별히 제 기억에 남는, 혹은 추천하는 곡들을 몇 곡 소개할게요.



No.1 "순진한 마음"(La Candeur)


부르크뮐러를 처음 들어가면서 배우게 되는 1번.

무엇이든지 첫 시작은 항상 신나고 기대되잖아요?

이곡을 시작으로 부르크뮐러를 처음 배우면서 '내가 제일 진도 제일 빨라~'라는 귀여운 우월감도 느꼈던 것 같아요.ㅎㅎ




No.7 "맑은 시냇물"(Le Courant limpide)


오랜만에 이 곡을 들으면서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게 이렇게 빠른 곡이었나?' 싶어서 빠르기를 다시 확인해봤어요.

제가 칠 때는 아주 천천히 쳐서 시냇물은커녕, 고인물이었는데 말이죠ㅋㅋ

물 흐르듯이 빠른 속도로 이어지는 양손의 선율이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곡이에요.




No.10 "귀여운 꽃"(Tendre Fleur)



이 곡을 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이음줄 뒤에 이어진 스타카토 표현이었겠죠?

지금은 쉽게 하는 것을... 당시엔 손가락에 힘을 잔뜩 주고 쳤던 기억이 나요.

볼펜으로 손등을 한 번씩 맞아가면서 "손에 힘빼!"하시는 선생님의 말씀도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 저도 잘 치고 싶어서 그랬어요...^^;;




 No.25 "승마"(La Chevaleresque)


가벼운 스타카토가 음악적 특징인 이곡은, 승마라는 제목에 맞게 경쾌한 선율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셈여림을 정확하게 지키면서 연습하면 곡의 긴장감을 더할 수 있죠. 

25개의 긴 여정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이니만큼 다른 연습곡들에 비해 길이도 길고, 난이도도 높은 편입니다. 

이 곡을 완성하면 체르니 100 수준에서는 꽤 음악성 있는 곡을 연주했다는 뿌듯함을 누리게 됩니다. 





여러분의 추억 속 부르크뮐러 연습곡은 무엇인가요?ㅎㅎ

오늘은 연습곡 전곡을 들어보면서 예전 피아노 학원의 향수에 취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s-YmcCY0JBk







뜨루의 클래식은
매주 월, 목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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