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 리뷰
5월 13일 제8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8개의 작품 중 가장 처음 공연되는 작품인 무악오페라의 오페라 <토스카>를 5월 14일 7시 30분 공연으로 관람했다. 오페라 <토스카>는 이탈리아의 작곡가인 쟈코모 푸치니의 작품으로 1900년 1월 14일 로마 코스탄치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이날의 캐스트는 토스카에 김라희, 카바라도시에 신상근, 스카르피아에 박은용이었고 최승한 지휘자의 지휘아래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았다.
총3막으로 구성되어 2시간 30분동안 푸치니의 서정적인 선율과 함께 무게감 있는 무대가 이어졌다. 성악가들의 열정 넘치는 연기와 노래, 오케스트라의 극적인 연주, 그리고 음향효과까지...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관객들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사해주었다.
먼저 카바라도시를 연기한 신상근의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은 감탄을 자아냈다. 사랑하는 여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그 여인을 두고 죽어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표현한 그의 노래에는 감정이 풍부하게 실려 있어, 듣는이로 하여금 그 순간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토스카에 김라희는 사랑스러운 질투쟁이 역할을 충분히 해내었다. “푸른눈을 검은눈으로 바꿔주세요!”라는 귀여운 요구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내었다. 그리고 그녀가 부른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는 브라바가 절로 외쳐졌을 만큼 감정이 풍성하게 표현되었다.
토스카와 카바라도시의 호흡 또한 훌륭하여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는 장면에서도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어 관객석에서 중간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또한 스카르피아를 연기한 성악가 박은용은 풍부한 성량으로 위엄 있고 독단적인 인물의 성격을 그려내었는데, 좀 더 비열하고 악하게 스카르피아를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쉬운 점은 1막이 조금 늘어지는 느낌이었다. 또한 토스카와 카바라도시가 서로 사랑을 속삭이는 1막 앞부분에서 토스카를 더 요염하고 매력적으로 표현했으면 좋았겠다. 1막에 등장한 성가대(그란데오페라합창단과 명지초등학교 참빛선교단)가 주는 풍성한 울림은 극적인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었지만, 의상이 극의 시대 배경과 맞지 않아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었다.
또한 1막에서 오케스트라 중 금관이 다소 강하게 연주하여 성악가들의 노래와 밸런스가 아쉬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긴장감 있는 연주를 하여 극에 더욱 강하게 빨려 들게 하였다. 지난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던 토요콘서트에서 지휘자 최승한의 지휘로 발레음악을 감상했는데, 당시와 마찬가지로 극적으로 음악을 이끌어가는 그의 지휘가 이날 공연에도 빛을 발했다.
무대는 비극적인 오페라의 내용과 달리 심플한 느낌의 화이트 무대였다. 직사각형의 화이트 판넬을 이어 붙여 공간감을 주었는데 3막까지 큰 변화가 없는 무대는 지루함을 느끼게 했다. Acts 마다 약간의 변화를 주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나 무대를 위, 아래로 나누어 세트 위로 길을 하나 더 만들었던 것은 꽤 즐거운 아이디어였다.
무엇보다 뜻 깊었던 점은 이번 무대가 연세대학교 동문들로 구성되었고,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어줬다는 것이다. 무대에 설만한 기회가 흔치 않은 학생들에게 이 기회는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되리라 예상되며, 무대에 서지 않았지만 관객석에서 지켜보던 그의 동료들에게도 기분 좋은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