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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루의 클래식 May 25. 2017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그림 같은 일상을 즐기며 산책(Promnade)하기

오늘 점심시간 산책하면서 담장에 핀 장미꽃들을 보면서, 우리 일상에도 곳곳에 그림 같은 순간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지난 토요일 5월 20일에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에 다녀왔는데, 당일 음악회 프로그램이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었어요.

최희준 선생님의 지휘 아래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했는데, '전람회의 그림'은 대편성의 곡인 만큼 엄청난 사운드와 함께 집중력 있는 연주를 보여주어서 함께 간 친구도 이 곡에 대해서 극찬했어요.

사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인데 함께 옆에서 좋아해 주니 기분 좋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구독자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 소개할 곡은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Pictures at an Exhibition)'입니다.


투잡, 육군 장교이자 작곡가 무소르그스키
   
Modest Petrovich Mussorgsky (1839~1881)

러시아 작곡가인 무소르그스키는 러시아 5인조로 활동하면서 독창성 있는 음악세계를 펼쳤던 음악가입니다.

그는 귀족 집안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어머니께 피아노를 배웠고 일찍이 음악에 재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러시아 귀족 집안은 군인이 되는 것이 관습적이었기 때문에, 그는 1852년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고 졸업 후에 공무원으로 재직합니다.


이러한 무소르그스키가 다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것은 러시아 5인조의 멤버인 큐이와의 우연적인 만남과 그가 소개해준 발레키레프의 작곡 지도 덕분입니다.  

그리고 발레키레프의 집에서 다른 5인조 동료들도 함께 모이면서 활동하게 되죠.

그의 음악에는 러시아 고유의 선법과 대담한 화음, 규칙적이지 않은 리듬이 사용되어 과감하고 독특한 특징이 드러납니다.

아마 제대로 된 작곡 수업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과감한 시도들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5인조란?

러시아는 민속음악, 그리스 정교 교회음악 등 음악에 대한 풍부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지배층에서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음악만을 요구했죠.
이러한 상황에서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러시아내에서 민족주의 음악의 움직임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것을 주도한 음악가들이 러시아 5인조인 밀리 발라키레프,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 알렌산드라 보로딘,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 세자르 큐이입니다.

이들 모두 귀족 출신이며, 각각 다른 직업에 종사하면서 창작활동을 하였습니다.
무소르크스키, 큐이는 장교였고 림스키코르사코프는 해군 사관후보생, 보로딘은 전도유망한 화학자였습니다.


러시아 5인조의 작품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인데요.

얼마 전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엄청난 연주로 인해서 화제가 되었죠?^^

https://www.youtube.com/watch?v=O6WX4-29BL8


친구의 유작 전시회에서 받은 영감으로 작곡된 곡
   
빅토르 알렉산드로비치 하르트만

‘전람회의 그림’은 무소르그스키가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화가인 빅토르 알렉산드로비치 하르트만의 유작 추모 전시회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입니다.

무소르그스키와 하트르만은 예술적 영감을 주고받는 절친한 친구사이였는데, 1873년 하르트만이 39세의 나이에 동맥류 파열로 급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죽음으로 무소르그스키는 엄청난 슬픔에 빠지게 됩니다.

이듬해 1874년에 하르트만의 유작 전시회에 온 무소르그스키는 그의 작품에 영감을 얻어 10개의 곡을 작곡하게 되고, 10개의 곡 사이사이에 작품과 작품 사이를 거니는 모습을 형상화한 ‘프롬나드(Promnade: 산책)라는 간주곡을 삽입하여 피아노곡을 완성합니다.


10곡 키예프의 대문 (The Heroes’ Gate at Kiev)

프롬나드 1

1곡 난쟁이 (Gnomus)

프롬나드 2

2곡 고성 (Il vecchio castello)

프롬나드 3

3 곡 튈르리 궁전. 아이들이 놀이 뒤에 벌이는 싸움 (Tuileries. Disput d’enfants après jeux)

4곡 비들로 (Bydlo)

프롬나드 4

5곡 껍질을 덜 벗은 햇병아리들의 발레 (Ballet of unhatched fledglings)

6곡 폴란드의 어느 부유한 유대인과 가난한 유대인 (Two Polish Jews, rich and poor)

7곡 리모주의 시장 (Limoges, The Market Place)

8곡 카타콤 (Catacombae)

9곡 닭발 위의 오두막 (The Hut on Fowl's Legs)

10곡 키예프의 대문 (The Heroes’ Gate at Kiev)


이곡의 감상 포인트는 다양하게 사용되는 타악기, 금관악기들의 힘찬 연주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난 토요일에 갔던 연주에서는 관객들의 관람 수준이 매우 형편없었는데,,,

타악기와 전 오케스트라가 힘껏 연주하는 9번 곡에서는 관객석을 압도해버려서인지 더 이상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4번의 프롬나드가 변하는 모습도 유의해서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원래 피아노 곡으로 작곡되었는데, 원곡이 가지고 있는 색채감과 화려함으로 인해서 많은 음악가들이 편곡을 시도했어요.

하지만 많은 편곡 작품들이 사라지고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많이 연주되고 있는 버전은 라벨의 관현악 편곡 버전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VeiELD3RIA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전람회의 그림'  피아노 버전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eIzK9QWnK4


제가 평소에 소개해드리는 곡들보다는 다소 긴 곡이지만 절대 지루하게 듣지 않으실 거라고 호언장담해요!^^

오늘도 그림 같은 일상을 보내시길 바라며...


뜨루의 클래식은
매주 월요일, 목요일 연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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