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5_잊힐 새벽의 기침.
찢어질 듯 쓰리고 찌르는 윗배를 움켜쥐고 구르다 문득, 언젠가 읽은 건강 상식쯤 되는,
몸이 안 좋을 때 물만 마셔줘도 자연적으로 생체리듬이 돌아가 곧 컨디션이 회복된다는,,, 류의 문구가 생각나
냉장고 문을 잡아당겼다.
입에 단 음료를 바라보며 잠시 망설이다,
‘그래, 물, 물, 그냥 생수!’
를 다짐하며 백산수를 꺼내 천천히 여러 번 생수를 넘겼다.
신기하게도 잠시 후, 배배 꼬이던 속이 곧 편안해졌다.
좀 전까지 갖은 구세주를 외치며 절박하던 몸이 진정되고 나니 이내 별별
망상의 혹은 명상의 멍-한 쉼의 순간이 찾아왔다.
에밀리 디킨즈는 매일의 이런 순간마다 시를 썼다지.
나는 매일 쓰는 삶, 시를 쓰는 새벽 대신 매일 쓴 삶, 흩어질 쓴 새벽을 흘리고 마는 삶이구나.
이 순간 공중에 떠있는 네모 안에서, 이 짧은 단상들이 십 년 후, 이십 년 후,,, 에도 생각날까?
십 년 전 이 공간은 뭐였을까, 누군가 있기나 했을까.
(이 곳은 몇 년 새 동네의 생김새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변모했다.)
아마도 십 년 후면 모를까, 십 년 전엔 아무도 없었을 허공에 불과하지 않았을까....
쓸데없이 새벽이 흐르고 통증이 지나간다.
계속되던 기침감기로 자다가도 무의식 중에 혼이 쏙 빠질듯한 기침들을 뱉어내고, 아프게 가래를 삼키며 다시 잠을 청하고 통증을 묻어버리곤 했다.
어젯밤에는 들어와 화장을 지우고 렌즈를 빼고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틀어 올려 묶고,,,,그대로 소파에 묻힌 것 같다.
구겨지고 뻐근한 기분으로 눈을 뜬 새벽에 절로 핀잔이 튀어나왔다.
“아픈데 이러고 자면 어떻게 해. 미쳤어, 에어컨은 왜 켜고 잔 거야!”
다시 몸을 추슬러 제대로 씻고 조금이라도 자두려다 갑자기 싱크대를 전용 클리너로 벅벅 닦다 속이 뒤틀려 구르다 삼킨, 백산수 덕분에
잠시 살만해진 새벽에 시 대신 망상,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