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유난으로 취급당한 비현실적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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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늦은 저녁시간에 4호선 모 지하철역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얼마 후 술기운이 느껴지는 중년의 남성 2명이 버젓이 여자화장실 안으로 들어와
(지금도 이게 실제 일어난 일이었나 믿기지 않는다) 나와 정면으로 맞닦드렸고,
분명히 마주 보고 있는데도 놀라거나 바로 되돌아 나가지 않고
심지어 여유 있고 평온한 태도로 그대로 계속 여자화장실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나는 즉시, 더 이상 그들이 여자 화장실 칸들이 있는 쪽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아서면서
강력하게 따졌고 그들의 지금 행동이 실수든 고의든 잘못됐음을 집고 항의했다.
놀라운 건, 그럼에도 전혀 태도에 변화가 없었으며 사과도 납득할만한 변명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여자 화장실 안쪽에 있는 소아용 남성 변기(여자 화장실 내부에는 남아용 소아 변기가 안쪽 벽면에 설치돼 있었다)를 보고
남자화장실이라고 당연히 생각했다?!!! 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비실거리면서 말했고
심지어 내 앞쪽으로 다가오면서 술 취하면 잘못 들어올 수도 있지 뭘 그리 유난이냐는 식으로
되려 내 태도를 지적하며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아니,,! 이게 다툼의 여지가 있는 상황인가? 당연히 현실을 직시한 순간 바로 되돌아 나가거나
사과해야 하는 게 당연지사 아닌가?
당시 화장실 안쪽에는 나 이외에는 다른 여성이 없음을 파악해서인지 그들의 그런 황당한 당당함은 한동안 계속됐다.
내 고군분투만으로는 그들의 잘못이 저지되거나 사과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너무 화가 나,
나는 역무실로 달려가 역무원에게 곧바로 정황설명을 했고 그들에게 조치를 해주길 요구했다.
그런데,
그 이후가 더더욱 비현실적이었다.
역무원들도, 심지어 역사 내에 소란함을 보고 마침 지나던 길이었던 지하철 경찰(남성) 2명도
그리고 그 여자화장실에서 실랑이하던 남성 2명까지 모두 화장실 앞쪽에 모이게 됐다.
나는 강력하게 이 납득되지 않는 사건에 대해 여러 번 역무원들과 경찰들에게 정황설명을 했으며
이게 얼마나 위험하고 잘못된 상황인지, 그리고 열변을 토하며 문제를 지적하는 나를 지금도 여전히 경찰과 역무원들 사이에서 태연하게 구경 중인 문제의 남성 2명에게
아무런 조치나 계도를 하지 않는 역무원과 경찰들의 태도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고 문제 있는 태도인지에 대해 여러 번! 계속! 항변하고 설득(휴,,, 이게 설득을 해야 할 일이라니)을 해야 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왜 당신만 뭐 그리 유난이냐는 식으로 오히려 내 태도를 의아해하거나 비상식적이라는 듯, 너무도 태연하고 평온하게 일련의 사태를 방관하는 듯했다.
때문에 거듭, 여러 번 정황설명을 반복하고 문제를 지적했고 그제야 그냥 이 소란이 귀찮은 듯
그 지하철 경찰들은 여자화장실에 난입한 남성 둘에게 사과를 해주라는 식으로 평온하게 미션을 내렸고,
그 취객은 아버지 같은 사람이 술 취해서 뭐 그럴 수도 있는 건데 네가 너무 유난이라는 말과 함께 끝을 뭉개는 사과를 스윽 흘리며 서둘러 지하철역을 빠져나갔다.
당시도, 그리고 지금도 이게 현실이었는지 꿈을 꾼 건지 그 상황도, 그 뒤에 이어진 그 모두의 태도와 눈빛과 처리도 너무 이해가 되지 않아 소름 끼치는 환상을 겪은 것만 같다.
심지어 그 역사의 여자 화장실에서 남자를 마주한 건 그 뒤로도 두어 번 더 있었고,
역무실에 강력히 항의한 뒤 화장실 진입로 끝 여성과 남성화장실 입구가 갈라지는 벽면에 남자와 여자화장실임을 적어둔 종이를 한동안 붙여놓은 게 그나마의 결론이었다.
이런 것들이 쌓이고 곪아 지금의 비극을 낳았고 이런 때, 비현실적인 너스레를 떠는 말과 태도에
다시 피가 빨리 돌며 뒷머리가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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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사에 대부분 화장실 진입통로는 공동이며 막다른 벽에서 여성과 남성 화장실의 출입구만 분리되는 구조다.
우선, 애초에 진입통로와 출입구를 철저히 분리해서 설계하면 좋겠고,
역무실에서는 전담반까지는 아니어도 화장실 출입구 쪽에 cctv를 수시로 모니터 해서
남성이 여성화장실로 들어가는 상황과 그로 인한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최대한과 최선의
조치와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
#신당역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