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추어

프로가 되고싶은 아마추어

by 일상의 탐험가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줄곧 달리기 선수였다.

반 대표가 아니라 학년 대표로 뛰었으니, 적어도 ‘달리는 일’만큼은 남들에게 인정받았던 셈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800미터 같은 장거리 종목에서는 한 번도 선수로 뽑힌 적이 없었다. 중간 등수조차 건지지 못하는 날이 더 많았다. 순간 폭발력은 좋았지만, 페이스를 조절하며 꾸준히 달려야 하는 종목은 늘 버거웠다.

세월이 흐른 지금 돌아보면, 이건 단지 운동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어떤 일을 하든 나는 늘 단거리 주자에 가까웠다. 빠르게 몰입해 단숨에 성과를 내지만,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이어가는 일에는 유독 어려움을 느꼈다. 끈기를 가지고 오래 붙잡기보다는 좋아하는 일에 순간적으로 깊이 빠져들어 짧은 시간 안에 해내는 방식이 나에게 더 익숙했다. 회사에서 맡았던 업무 역시 이런 성향과 잘 맞아떨어지는 부서였다.

나는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걸 좋아하는 터라 이것저것 시작은 많이 했다. 하지만 장거리 달리기처럼 꾸준히 이어간 일은 많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할 줄 아는 것은 꽤 많아졌지만, 어느 하나 정말 ‘전문가’라고 부를 만큼 깊이 파고든 분야는 없었다. 흥미가 사라지거나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금세 손을 놓는 경우도 있었다.

다재다능함은 분명 장점이지만, 한편으로는 한 분야를 깊이 있게 마스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읽은 책에서 나 자신을 단번에 설명하는 문장을 발견했다.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프로’는 프로페셔널, 즉 전문가의 준말로, 남들 앞에서 “나는 이 분야의 전문가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며, 그에 걸맞은 실력과 책임감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아마추어’는 말 그대로 ‘좋아서 하는 사람’, 취미 삼아 즐기는 사람을 뜻한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프로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하기 싫은 일이 주어져도 묵묵히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본다. 억지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불평을 드러내지 않으며 맡은 바를 유연하게 마무리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프로’이기 때문이다.

반면 아마추어는 일에서 재미나 즐거움이 사라지면 쉽게 놓아버린다. 아마추어에게 재미가 곧 의미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기준은 단순히 ‘잘하고 못함’의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결국 일을 대하는 태도, 끝까지 책임지며 이어가는 지속력이 두 부류를 나누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돌아보니, 나는 그동안 꽤 아마추어적인 태도로 살아오고 있었나 보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제부터라도 장거리 선수처럼, 프로처럼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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