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위해 회고가 필요한 이유
요즘 채용 서비스의 회사 소개나 링크드인만 봐도 조직문화에 '회고하는 문화'가 자주 등장하고 실제로 사내에서 회고를 진행하는 사례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약간의 유행(?)처럼 연말·연초에 2024년에 대한 회고를 하는 글들이 링크드인이나 개인 블로그 등에서 많이 보였던 게 그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과거에는 우리가 '회고'보다 프로젝트 완료 후 단순히 느낀 점을 공유하는 일종의 '결과보고(?)' 활동정도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종료 후에는 빠르게 다음 프로젝트를 수행해야했고 회고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회고는 '단순히 과거의 기억을 더듬는다'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는 것 같다. 회고는 우리의 경험과 성과를 돌아보며 배우고, 더 나아가 성장과 변화를 촉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 나 또한 팀원들과 함께 24년 한 해를 회고 시간을 가졌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깊은 고민이 필요했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성장을 위해서 회고를 왜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회고는 현재의 나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우리는 종종 목표를 향해 달리느라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다. 업무에 집중해서 달려가다보면 성과를 냈던 시간도 있으며 호기롭게 도전했으나 실패한 경험과 지쳐서 제대로 퍼포먼스를 못냈던 시간까지 어떤 회사에 다니건, 어떤 일을 하건간에 분명 모두가 가지고 있을것이다.
목표가 있는 사람이 더 멀리간다고 회고를 통해 나의 현재 위치를 명확히 하면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더 뚜렷해진다.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 고민을 해본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을때 나올 수 있는 답변의 깊이는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회고는 주기적으로 해야하고 혼자 하는것도 중요하지만 다른사람과도 함께하여 서로의 고민과 경험을 같이 나눠보는것도 도움이 많이 되는것 같다.
특히나 PM은 반드시 회고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회고하는 시간이 '나'를 좀 더 돌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것이다. 항상 수 많은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건지 헷갈릴때가 있는데 정신 차리고 방향을 잘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는것 같다.
우린 AI가 아니기 때문에 일을 하다보면 언젠간 실수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실수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회고는 단순히 실수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실수로부터 배우고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한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실수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경험 역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더 나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와 스타트업에서 회고는 '모두의 성장'이라는 중심에 있다. 보통 애자일 프로세스로 많이 업무하는데 스프린트를 업무에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회고는 필수적이다.
스프린트는 짧은 기간동안 작업하여 배포하고 이를 반복하는 과정을 진행하다보니 회고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불상사를 만들고 이는 조직 전체의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 스프린트가 종료되면 매번 진행한 스프린트에 대해 점검하고 개선 사항을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다. 이는 곧 실험과 학습, 적용을 반복하며 제품팀이 성장하는 문화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팀 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도 실패에 대한 교훈을 얻고 다음번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면 인생에서 한층 더 성장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성장은 변화와 함께 이루어지지만 변화는 대부분 불편함을 동반한다. 회고는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변화를 통해 성장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타인의 피드백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회고를 정리하다보면 나에게 필요한 불편함을 좀 더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회고를 조직 문화로 정착시키고 있다. Google의 OKR 은 목표를 정하고 회고를 통해 그 목표의 달성 여부를 점검하며 실패와 성공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문화를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는 팀 전체가 동일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꼭 업무가 아니더라도 회고를 통해 나의 '성공', '실패', '낭비'를 정리한다면 내가 어떤 환경에서 잘하고 실패했고 어떤걸 개선해야할지 알 수 있어서 부족한점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해본 사람만이 더 좋은 환경으로 발돋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고는 개인뿐만 아니라 팀 단위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팀원들과 함께 회고를 진행하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더 나은 협력 방안을 찾을 수 있다.
협업을 하면서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하곤 한다. 누군가의 옳고 그름이 중요하다기보다 회고를 통해서 건강하게 피드백 하는 문화를 만들면 갈등이 생기더라도 해결이 가능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팀원들끼리 신뢰도를 쌓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요즘 많은 스타트업과 글로벌 빅테크에서는 투명하고 솔직한 피드백 문화를 강조한다. Amazon은 회고를 통해 'Disagree and Commit' 원칙을 실천한다. 팀원 간에 의견이 다를지라도 생산적인 토론 후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모두가 합의하고 실행에 집중한다. 이는 팀 간 신뢰를 구축하고 협업의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평상시 얘기하지 못했던 일들도 '회고' 라는 명분이 있으면 좀 더 쉽게 얘기를 꺼낼 수 있지 않을까?
팀원분 덕에 개인 회고를 해보면서 느낀건 단순히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것 같다.
한 회사에서 2년이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사건 사고와 경험들을 겪다보니 어떤 환경에서 내가 더 즐거워했는지도 알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 중요한 우선순위도 알 수 있었다.
물론 회사에서도 회고를 진행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주기적으로 개인 회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성장'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24년 회고를 하지 않았다면 한번 시도 해보도록 하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시간은 무엇보다 앞으로의 인생에서 가장 값진 시간이 될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