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와 PM에게 고객지향 사고를 강조하는 이유
어느덧 N년차 PM이 되었는데 일하면서 느낀 가장 큰 교훈은 고객지향적 사고가 없이는 어떠한 제품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잠깐의 짧은 성공은 할 수 있지만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고객지향적 사고란 단순히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사고하며 끊임없이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내는 일. 이러한 사고방식이야말로 제품과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나아가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흔히 아는 스타트업들이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성공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것이 아닐까 싶다. (쿠팡, 토스, 당근, 카카오, 배민 등)
고객지향적 사고란 고객의 니즈와 페인포인트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이는 단순히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넘어서 "고객이 말하지 못한 문제는 무엇인가?", "고객이 아직 인지하지 못한 필요는 무엇인가?", "고객은 왜 그렇게 행동했는가?" 라는 더 깊은 질문으로 나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특정 기능을 요청했다고 해서 단순히 그 기능을 추가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대다수가 이럴 가능성이 높다. 특히나 B2B인 경우) 그 요청의 근본적인 이유를 탐구해야 한다. 그 기능을 왜 요청했는지?, 어떤 행동을 하다가 나온 요청인지?, 고객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기능이 고객의 삶을 어떻게 더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고객이 불만을 표출하지 않더라도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숨겨진 어려움을 발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요즘 많은 회사들이 PM들의 JD에 '데이터 분석 및 활용' 관련 키워드가 많은것 같다. 더불어 이제는 GA를 넘어 믹스패널, 앰플리튜드, 파이어베이스 등의 다양한 툴 관련 경험도 주요한 자격요건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사고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과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 그리고 공감 능력을 요구한다. 고객의 상황과 맥락을 깊이 이해하며, 그들의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고객지향적 사고의 핵심이다.
개인적으로 요즘의 PM은 회의나 자리에 앉아있는 시간보다 많이 돌아다니는 시간이 필요한것 같다. (엉덩이가 가벼운 PM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1)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요소
시장에서 단순히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이 기대하지 못한 가치를 제공해야만 진정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고객지향적 사고는 그러한 가치를 창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특정 문제를 겪고 있다면, 이를 해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ah-ha moment라고 부르기도 한다.) 단순한 해결책을 넘어 고객의 일상을 개선하거나 그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차별화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는 데 큰 도움을 준다.
2) 장기적인 비즈니스 성장의 기반
고객지향적 사고는 고객의 충성도와 신뢰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다. 고객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서비스나 제품에 더 오래 머무르고, 이를 주변에 추천한다.(AARRR 퍼널에서 Referral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이 지속되면 고객은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게 된다. 이는 단기적인 매출 증가를 넘어 반복 구매와 긍정적 구전 효과로 이어진다. 장기적으로 볼 때, 고객의 신뢰를 얻은 기업은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기업의 이미지가 많은 영향을 끼친다 '토스 = UX가 쉽다' 처럼)
3) 조직 내 협업 강화와 목표 정렬
고객지향적 사고는 조직 내의 비전과 목표를 명확히 공유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된다. 모든 팀원이 "고객을 위한 최선의 가치를 제공하자"는 공통된 목표를 가질 때 각자의 업무가 고객의 경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개발자는 고객의 실제 사용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더 나은 기술 솔루션을 설계할 수 있으며 디자이너 고객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춰 UX 설계가 가능하다. 이러한 협업은 부서 간 충돌을 줄이고, 조직 전체가 고객 중심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데 기여한다.
만약 이런 기준이 없다면 반대로 고객이 불편하고 제품팀이 편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긴다. 내 업무가 편하기 위해 고객에게 불편함을 전달하는 상황은 프로덕트의 질을 떨어트린다.(이런 팀은 정말 최악이다.)
4) 문제 해결의 효율성과 선제적 대응 가능성
고객지향적 사고는 문제 해결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발생 가능한 문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고객의 니즈와 페인포인트를 면밀히 분석하면 단순히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의 잠재적 문제를 예측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고객 인터뷰와 행동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문제들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번거롭게 두 번 작업하는 일이 생기거나 원인이 다른곳에 있을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을 자주 만나다보면 우리가 리서치해서 찾지 못한 의외의 포인트, 트렌드들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기업은 한발 앞선 전략으로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고객과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
1) 데이터와 현장의 균형 잡기
고객지향적 사고를 기르기 위해서는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데이터를 균형 있게 활용해야 한다. 데이터는 고객의 행동 패턴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만, 숫자만으로는 고객의 감정과 맥락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문제를 정의하되, 현장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실제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 병행되어야 한다.
만약 고객이 특정 단계에서 이탈하는 데이터를 확인했다면 단순히 UI를 개선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해당 단계에서 고객이 느낀 감정과 경험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데이터는 문제의 단서를 제공하고, 현장은 그 문제를 깊이 이해하는 창구가 된다. 데이터 분석시에는 정량적, 정성적 결과를 같이 놓고 비교해야한다.
2) 고객 여정에 깊이 몰입하기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전체 여정을 시각화하고, 각 단계에서 고객이 겪는 감정과 문제를 세밀히 이해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명확히 정의하고, 개선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고객이 '회원가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또는 '회원가입 단계에서 이탈률이 늘었다'면 단순히 필드 개수나 절차를 줄이는 것을 넘어 가입 과정 자체가 고객에게 어떤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하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3) 끊임없이 질문하고 학습하기
고객지향적 사고를 유지하려면 항상 "왜?"라는 질문을 반복해야 한다. 고객이 특정 행동을 보이는 이유와 그 이면의 동기를 탐구함으로써, 더 나은 해결책을 설계할 수 있다. 이러한 질문은 팀 내에서도 활발히 논의되어야 한다. 또한 산업 내 트렌드와 고객의 세그먼트에 따른 기대 행동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학습하고 성장해야 한다.
4) 고객과의 지속적인 대화 유지하기
고객과의 대화는 단발적인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정기적으로 고객의 피드백을 받고 이를 제품 개발 과정에 반영하는 루틴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사용자 설문조사, 고객 인터뷰, 베타 테스트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고객의 목소리를 꾸준히 듣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과의 지속적인 대화는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 고객이 기업과의 관계에서 신뢰를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렇게 했을때 고객은 '나의 의견을 잘 들어주는 회사(제품)이구나' 라고 생각하여 라포가 형성되어 하나의 Fan으로 전환 시킬수 있다.
고객지향적 사고는 단순히 하나의 트렌드가 아니다. 그것은 모든 창업자와 PM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마인드셋이며 제품과 비즈니스의 성공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현실적으로 창업을 하고 나면 시간과 돈에 쫓겨 고객을 진심으로 바라볼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기도하다. 고객은 정말 가치를 느끼기전까지 지불하지 않기에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주로 그 시간에 자신들에게 투자해줄 VC나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쫓아다니는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해서 무조건 실패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자본을 바탕으로 성과를 이뤄내야하는 시기(대략 시리즈B 이후인데 이때 많은 스타트업들이 결국 활로를 못찾고 망하는 경우가 많다.)가 오기 때문에 우리는 고객 없이는 지속 가능하기가 힘들다.
만약 앞선 기간동안 다른 우선순위로 고객을 등한시 했다면 고객은 이미 해당 제품과 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잃었을 가능성이 높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창업자, CEO, PM으로서 제품의 최전선에 서서 이끌어가야하는 역할로서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하며 끊임없이 고객을 위한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