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 smile! Stay beautiful!
에이미는 하루에 10분씩 전화로 만나는 필리핀 영어 선생님이다. 에이미에게 내가 이 나이 되도록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더니 '유 스틸 영'하면서 걱정 말라고 했다. 나보다 10년은 더 아래일 것 같은 에이미가 내게 돈 워리를 연발했다. 이제 슬슬 회사에서는 어린 후배들에게 치이고 윗분들에게 눈치 보일 위치에 있으면서도 육아에 신경 쓴다고 그동안 승진하는 동기들을 보고 있자니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 같은 상실감에 빠져있을 때였다.
목소리로만 만나는 우리 사이인데도 에이미는 목소리만 듣고 넌 전혀 나이 들지 않았어라고 말했다. 내가 파란색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나보고 파란색 옷을 입었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남색 스커트에 베이지색 블라우스를 입고 있다고 했더니 그녀는 보지도 않고 넌 아름다울 거 같아하고 말했다. 하루 중 가장 짧게 대화하는 에이미는 나에 대해 가장 많은 것들에 대해 물어봐줬다.
바다 건너 필리핀에서 들려오는 에이미의 목소리는 생기 있고 진심 어렸다. 그녀는 필리핀으로 내일 당장 오라면서 한잔 하자고 너스레를 떤다. 필리핀이 요 앞 강남도 아니고 마포도 아닌데... 십 분의 짧은 대화가 끝나고 에이미는 스테이 스마일, 스테이 뷰티풀 하면서 마무리 인사를 했다. 마지막 인사가 내 가슴에 와서 콕 박혔다.
그래, 깜박했다. 오늘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