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과 바람과 이불

by 감히

바람이

이불 밖으로 살짝 내민 발등을 타고

발을 훑다

이불에 가로막혀 스러진다


훑고 스러지기를 반복하던

바람이 서늘해

발을 거두어 이불에 감춘다


발을 꼬옥 안은 이불의 포옹이

마냥 따뜻했던 발은

어느새 더위를 느껴

자기를 훑던 시원한 바람을 찾는다


이불을 두드리던 바람이

다시 발을 훑는다

그러면 발은

포근한 이불이 그립다


파도가 절벽에 부서지듯

바람은 이불에 부서지고

발은

어쩔 줄 모른다


<발과 바람과 이불>,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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