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허튼 길

조성범

by 조성범

길가

사람은 무던히 서있다 걸어가는구나
자동차는 가다 서있다 뛰어가네
바람소리 차축에 깔려 아우성이네
사람 소리 길에 서 두리번거린다
빛이 쬬그라졌다
눈뗑이 오므리고 허공에 누워
길을 찾는다

보이는 길, 눈도 걷고
버스도 인심을 묻는다
찬란하도다 멍든 바람 한가닥
볕을 솎아내느라 길가에 누운 숨소리 밀어내고 한길에 숙인 발을 찾아 걷는다

뿌연 허공, 밤을 소리친다
마른 껍줄이 숨을 지우네
한낮, 적막이 옷을 벗고 소리를 자른다

물상, 등을 내리고 하늘을 뱉는다
꺼진 발 틈바구니

헛튼 길에 구르는 바람,
거기 거기 바람을 도려내어

2014.6.19.
조성범

*길을 걷다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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