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널브러져서 자고 있다.
에미와 세 자는 족히 떨어져
딸이 고개를 돌리고
거실에서 두 여자가
낮잠을 곤히 자고 있다.
엄마 품이 이제 거추장스런 거다.
지 인생을 품으려 알 깨기 연습하는 게다.
평화롭다 못해 묘한 적막이 쓸고 간
방바닥은 눈만 껌벅껌벅 대다가
웬 미친놈 현관문 열고 더운 바람 데리고
들어오니 화들짝 놀라 경계경보라도
울릴 참이다.
이 놈아! 나도 여기 사는데 정녕 모른단 말이냐.
집 조차 날 무시하는 구만, 개판이다.
서럽다 못해 한바탕 붇고 싶어 진다.
공짜로 얹혀사는 장기 하숙생이니
네 놈도 눈치가 빠른 거야...
허공에 발길질 몇 번 질르고
여주인장과 딸레미 깰까 봐
뒤꿈치 들고 살금살금 고양이 발길로
다시 집을 나섭니다
여신님
꿈에서라도 좋은 서방,
술 쳐 먹는 술고래, 한량 만나지 말고
사근사근 한 근사한 놈 만나
행복하게 놀거라
깨걸랑 제발 이 놈은 있어도 없는 척
그리 대해 주소서,
밥도 두 끼 이상 안 취하고 쌀독을 아낄 터이니.
뭐라 윽박지르지 말허
아버지 하느님
이 여인이 생전에 뭔 업보를 지어
절 만났나요
제발 절 풀어 주셔요.
그냥 발길 가는 데로 걷게
놓아주셔요
방문이 삐걱거리며
등 뒤를 팬다
2013.6.22.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