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숲길

조성범

by 조성범

숲길


빛을 찾아 날갯죽지 길게 늘어뜨린
큰키나무, 작은키나무를
산길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햇빛에 몸뚱이 불이나도
비바람, 눈보라에 반은 뽑힌 나무뿌리로
속을 비우며 땅을 꽉 잡고
오늘이 마지막처럼 살아내려

해에 기대어 그림자를 떨구는
해탈한 나무가 기울어져있어요

피멍 든 일생의 굴레를 벗으려
하늘에 비스듬히 기대어
숨을 추기는
슬픈 노송이 서 있습니다


2013.6.28.

조성범

매거진의 이전글생명인_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