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윤회

조성범

by 조성범

윤회

눈 뜨니 걷고 있고
눈을 뜨니 보이는 게 자연이다
눈 감으니 육신은 오감을 놓는다
눈을 감으니 천락이 오간다
숨 쉬니
두 다리로 서있기 분주하고
숨을 쉬니 앉기 바쁘다
폐부에 사무치는 그게 뭣이더냐
흙을 더듬는 개미
네가 이 땅을 목 놓아 사랑하고
허공에 무량으로 나는 벌 나비
네가 이 땅의 주인이구나
밤을 업은 업보
낮을 지고 태산을 오르다
빛을 탄 어둠
가로등 불빛에 얼굴을 붉히다
보임이 이미 업보의 그늘에서 목을 놓고
손이 뻗친 그곳에
태양이 무겁게 요동치네


2013.7.7.

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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