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침 / 조성범
메마른 눈물 바둥거리느라 온 몸 헐었구나
한 세상 숨질하기 복받치는 것은 무슨 연유입니까?
똑같은 얼굴로 한글로 우물거려도 웃음보 만발하는데
반역의 유훈, 대를 이어 가슴팍 옴짝달싹 못 하게 옥죄는가?
언제부터 몸덩이 구석구석 먼 시신의 두꺼운 세월로부터
영혼 한 자락 두 자락 진상하고 자투리만 섭생하는가?
돌덩이 입은 미라의 손끝에 매달려 두 발 동동 구르는가?
고조선 광활한 자존의 말발굽은 화석이 되어 피로한가?
산 자 사자의 족쇄, 전전긍긍하는 감옥살이 끊어라
동작동 봉분에 눌린 팔천만 민중이여 맞잡고 깨어나세
유신, 식민의 늪에 빠져 망국의 길로 언제까지 내쫓기겠는가?
영령의 귀한 외침이 쩌렁쩌렁 울리지 않는가?
떨쳐 분연히 일어서라 일어서라
자존의 백성이여 들리지 않는가?
저 깊은 핏속 장구히 흐르는 조국의 소리 들리지 않는가?
눈 감은 역사를 온몸 휘몰아 풀고 벌떡벌떡 장렬히
분연히 일어서라 일어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