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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무봉 옛글

해 잠든 사이

조성범

by 조성범

해 잠든 사이

해 잠든 사이 밤이 먹빛으로 타오르고
눈 감은 세상을 밀어내고 눈 뜬 밤이네
푸드덕 꺾인 날갯죽지 세우고 한밤 켜다
깊은 수렁 위 거슬러 분주히 포옹하네

하나 둘, 불량한 낮의 배반을 도망쳐
검은 밤바다 물 수면 위 거침없네
가로질러 깊게 그을린 양심을 꺾어가며
낮 분지르고 어둔 침묵 속으로 날아가는구나



2014.7.28. 오후 11시 39분.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