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조성범

by 조성범

빗소리

우두둑우두둑 푸드덕푸드덕
빗소리가 새벽의 여명을 잠재우고
산하를 넘고 넘어
오천리 금수강산 옥토에
젖줄 되어 하염없이 내리고 있네

촌부의 눈물이 하늘에 올라
님께서 하다 하다 아니 되니
두 손 깎지 모은 정성의 인심을 모아
혼내주려던 위정의 채찍질 뒤로하고
착한 백성의 손을 들어주네

논바닥 쩍쩍 갈라져 모내기한 지 얼마 안 된
힘 부치는 벼는 햇볕으로 타는 목마름 되고
온몸의 진액을 빨아내는 들판의 한이
검박하고 담대하게 살아낸 웃음에
오아시스로 빗물이 돼 춤을 추네

나무 가지를 흔들어대는 바람소리 정겹고
빗방울에 부딪치는 이파리의 톡톡 소리
한을 풀어헤치는 미소 되어 딩굴딩굴
몰아서 오는 비가 되면 큰일이니
나누어서 살금살금 산과 내를 뿌리시게


2012.06.30.
조성범

*창밖의 빗소리를 들으며
사진. n카페 러하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