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한 트럭에 칠백의 엄니가 눈을 끼얹다
한 박스 포장에 감자, 사과, 영광굴비, 광천 조선김, 우리 쌀, 때로는 식칼이
조국의 생물을 칭칭 동여 가슴을 풀다
조선의 먼지를 저녁 아홉 시부터
담 날 아침 열 시까지
열세 시간 동안 다 맛보았다
촘촘한 흙이 먼지 되어 나풀나풀 고향을 풀고
택배 상차에 박스가 수 없이 밤을 벗기네
박스를 부르트도록 잡은 새끼줄, 테이프에
자식을 놓지 못하는 시골 농부의 땀이 떨어지네
이십 여 키로의 포장 박스에 엄니가 , 아부지가
송장이 되어 가슴을 묶는라 박스가 신음하며
여주로, 이천으로, 안양으로, 목동으로, 강남으로. 수원으로 길을 재촉하는구나
자식에게 흔적을 묶어 보내느라
시골, 산골, 강토의 땅 냄새, 바닷가 소금꽃
누렇게 터서 코를 타고 목구멍을 찌르네
2013.9.13.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