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손 전화

조성범

by 조성범


스승님의 손 전화



스승님이 전화했다. 성범아 잘 있니.네. . . 네 네. 불 제자 전화를 못 드려 면목이 없다. 펩북에 뜸뜸이 들어가는 데 과격한 말이 너무 많다 걱정하신다. 교수님 시대가 변했어요. 괜찮아유. 좌파 꼴통 같다 하여 한바탕 웃었다. 다 스승님께 배워 그렇습니다 했더니 나도 좌파니 어디가겠냐고 하시기에 또 한 번 껄껄 웃었다. 스승님과 통화하며 웃을 날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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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 살림 걱정하시기에 비 안 맞고 살고요 삼시세끼 먹고 살아요. 육십 지나면 캠핑카로 전국 방방곳곳 여행 다닐 예정입니다 했더니 청주에도 꼭 오란다. 이십몇 년 전 제자 결혼 주례할 때만 하더라도 카랑카랑하고 사뿐사뿐하셨는 데 벌써 흰머리 성성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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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손전화기 놓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몇해 전인가 스승님과 시화전 하기로 약속했는데 시절만 쌓이고 있으니. 대학 학생회 시절 대자보는 내 담당이었는데 졸업한 게 용하다. 다 교수님이 음으로 양으로 막아주신 덕을 한 참 지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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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기다리지 않는데 어디로 가는지


불 제자 무심히 걸을 뿐 사람 노릇 못하네


이제나저제나 사람답게 살지 걱정이 태산이다


흰머리 성성한 목소리 가만가만 제자 걱정이구나



2017.4.11.

조성범


*나의 스승 김낙춘 교수님( 충북대 건축학과 명예교수, 화가, 수필가,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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