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길을 잃다

조성범

by 조성범


양심 길을 잃다




버러지같이 낱알같이 살았다


꿈틀거리지 못하고 꼼지락거렸네


오늘 지나 내일 오는지도 모르고


모이 찾아 밤낮을 땀으로 범벅이 되어


죽지 않을 만큼의 숨 쉬며 살았네


위대한 앞잡이의 손끝 보며


먼 숨 쉬며 자식 내미


지천명 지나 환갑 진갑 지나 피땀 흘리고 있네


뼈마디 흔들리며 관절 마디마디 맞추며


등짝 눈물 더미 쌓으며 살았네


오늘 지나 내일이 오면 조금 나아지겠지


청춘 열망의 세월 처절하게 녹이며


자식 놈 하나 건사하길 바라며


어느덧 흰머리 성성한데 마음 꼬이는구나


육신의 성상이 맑은 양심 길을 잃었네


수십 년 간 길들인 정신이 가물가물하다


무엇이 길인지 모른 채 억지만 자랐네


청춘의 푸른 양심 지천명 지나 길을 잃었구나


환갑 진갑 지나 하늘 길 잊었네




2017.4.14.


조성범


매거진의 이전글광화문 촛불을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