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저물다

조성범

by 조성범

한해 저물다


태양이 뜨더니 석양으로 물러난다.
한 해는 또 다른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역사의 수레바퀴일진대
처음과 끝이라는
윤회의 숨을 생명에게 준 것은
신의 축복인가?


_ 부리나케 달려온 2012년이다. 뜨거운 심장을 가진 민족임을
뼈저리게 각인하는 한 해였고, 같으면서도 많이 다르다는
깊은 심연을 되뇌기는 험난한 올해가 속절없이 저물어 간다.
얼굴이 비슷하다고 핏줄이 같다고 한 땅에 산다고 일심동체 되기에는
어렵구나 하는 귀한 물음을 안고 마무리한다.
밝아오는 새해에는 뜨거운 햇빛에 실려 천라지망(天羅地網)이 풀어져
향기 나는 메아리가 오기를 소망합니다



하늘새



창공으로 올랐던 하늘새
땅거미를 안고
하늘을 내립니다

높이 오른 새
저 멀리 펼쳐지는 삼국의 유훈을
보았습니다

남북이 철책선에 갇혀 울고 있는 북녘과
그 옛날 만주 벌판의 말달리던
안시성의 양만춘 장군을 보았습니다

펄펄 끓는 뜨거운 우리가
소리 낮춰 살아갈
이 땅을 보았습니다



백두산 천지天地


단군의 바람을 타고 내려
백두대간 등허리를 타고 쏜살같이
함흥, 신의주, 평양, 개성, 휴전선을 넘고 넘어
서울, 청주, 대구, 경주, 부산, 대전, 전주, 광주를 지나
탐라의 제주 한라산 백록담白鹿潭까지 가뿐히 내려왔습니다

일만 년 살아온 우리 땅
대한민국의 어제이고 오늘이며 내일입니다

하나의 땅을 소원합니다.
추위에 떠는 북한 동포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용서해 달라는 말을 가슴 저리며 드립니다

사랑하기에도 짧은 경각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사랑하시느라 소리 지르고 외치는
팔도강산, 금수강산을 사랑하고 존경하며
함께 해주시어 눈물 나도록 고맙고 영광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l 조성범, 2012.12.30.ㅣ


*천라지망(天羅地網)
하늘에 새 그물, 땅에 고기 그물이라는 뜻으로, 아무리 하여도 벗어나기 어려운 경계망이나 피할 수 없는 재액을 이르는 말

** 사진, 캠핑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