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아비의 주름살

조성범

by 조성범


아비의 주름살


아비의 주름살에 처자식 잠이 들어
굽은 등 숙이면서 밀차에 의지하고
자식 놈 자빠질까 봐 마디마디 터지네

한생寒生을 살아내랴 눈앞이 캄캄하네
모진 밤 울적이며 나 홀로 지새우고
주마등走馬燈 보일 듯 말 듯 까물까물 거리네

팔순의 할머니는 시름이 깊어가네
기름값 아끼려다 구들장 얼어있고
얼음 손 갈라지어도 아픈 내색 안 하누

엄니의 등허리에 속병이 올라타고
차림은 누추하며 몰골은 찌들고요
땀냄새 진동하면서 때 국물에 절었네

고단한 숨결 위에 말없이 묵도默禱하네
눈 감은 저세상에 산송장 내려놓아
머리털 만고풍상萬古風霜에 백발성성白髮星星 하노라



2013.1.16.
조성범


*한생 (寒生) 가난한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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