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바람의 시간

조성범

by 조성범

바람의 시간

봄바람은 꽃바람, 꽃비 내리니 좋고
여름 바닷바람, 소금기 물고 오니 시원하고
가을바람, 추풍낙엽이니 또한 좋고
겨울바람은 낮도 얼리고 밤도 얼리는 동면의 바람이니 좋지 않은가

하늘도 얼리고 구름도 얼리고
산천초목도 눈을 감고
저 깊은 심연의 나락에서
영혼을 다듬는
눈보라 몰아치는 한겨울이 좋다

갱생하려 침몰하는 시간의 늪,
타락한 바람을 벗으며
어둠을 입으며 앙상한 겨울밤을 굽는다



2014.1.24.
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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