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범
어둠과 빛 사이
낯선 곳 어둠과 빛 사이 걷다 보면
나무와 바람과 강물, 땅바닥, 흙
서로서로 물드는 장관을 보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친
숨 여미고 여미는 연습을 하게 되네
볼따구 산바람 스치고 지나가다
무심히 생동하는 빛과 그림자의 업보를 보네
가고 오고 만나고 떠나고 비켜 지나다
시간이 조각하는 바람의 천진난만
낮을 파 밤을 들어내다 어둠의 기둥이 된
밤하늘 빛나는 노란 별들의 침묵
낯 모르게 빈 우주를 수놓을 때
소리 없이 적멸하며 멈추어야 존재하는
달과 해의 적초한 슬픔이 우주의 민낯
낯 뜨겁게 소멸하는 별의 고해
숨 조각 풍경이 될 때 음각으로 절절한 생
있다 없다 조차 무심(無心)하게 절멸하네
2017.6.25.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