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범
나무와 나무(南無)
캠퍼스 오늘부터 여름 방학이라
도서관도 늦게 열어 책님도 늦잠 자길래
관목과 교목 골고루 실컷 물 주니
큰 잎새 작은 잎새 올망졸망하다
큰 키 솔나무 느티나무 향나무 잣나무 오동나무
갈참나무 가죽나무 서로서로 어깨 견주고
해 뜨는 쉼터 회화나무 세 그루 괴목의 분방함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멋대로 치오르고
작은키나무 엉아 나무 틈바구니, 빼꼼 고개 내밀다
.
내 인생의 방학은 언제일까
숨 쉬는 게 행복이려니 그렇게
큰 키 소나무 되려고 바둥댔는지
참죽나무 되려나 가짜 죽나무
가죽나무처럼 뻗치며 위장하는지
낮은 관목 작은 키 나무처럼 구르는지
.
큰키나무 되려다 관목으로 낮아져
땅바닥 가까이 살아 행인의 뒤꿈치,
솔방울의 낙하로 잎새 부러지지만
비바람 천둥번개 소나무가 막아주는지
.
관목은 모여 살아야 기쁘고
교목은 홀로 서서 함께해야 숲이 되고
사람은 모이지만 흩어져야 함께하네
우듬지 하늘가 끝없이 서성여도
빈 하늘 거니는 바람 골고루 번지네
2017.6.22.
조성범
*중앙도서관 앞 물주다 나무를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