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심시심

동면의 두께

조성범

by 조성범

동면의 두께가 눈물겹게 얼어갈수록

얼음 속에 갇힌 못다 한 유언도 얼어가네

입속에서 뱉지 못한 사연들 틈도 없이 굳어지고

뜬눈으로 밤새운 남은 자들의 흐느낌 닫혀가네


단지 혀끝에서 맴돌던 외마디가

어찌 두꺼운 얼음장에 묶인 시간뿐이랴

살아서도 입을 닫은 중생의 거친 우격다짐 속

피지 못한 꽃이 어디 한둘 이겠소


아랫목의 따스한 온기가 마르기 전에

구들장의 불길이 채 꺼지기 전에

아궁이 군불 속에 남아있는 밑불을 들어

화롯불에 옮겨 오손도손 내리사랑을 피고 싶소


2014.12.6.

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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