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의 두께가 눈물겹게 얼어갈수록
얼음 속에 갇힌 못다 한 유언도 얼어가네
입속에서 뱉지 못한 사연들 틈도 없이 굳어지고
뜬눈으로 밤새운 남은 자들의 흐느낌 닫혀가네
단지 혀끝에서 맴돌던 외마디가
어찌 두꺼운 얼음장에 묶인 시간뿐이랴
살아서도 입을 닫은 중생의 거친 우격다짐 속
피지 못한 꽃이 어디 한둘 이겠소
아랫목의 따스한 온기가 마르기 전에
구들장의 불길이 채 꺼지기 전에
아궁이 군불 속에 남아있는 밑불을 들어
화롯불에 옮겨 오손도손 내리사랑을 피고 싶소
2014.12.6.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