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시 인생 그리고

by 조성범

집과 시 인생 그리고



1.


십 년이 훌쩍 더 지났네

세월이 쌓이는구나

건축가의 열망으로 밤낮이 있던 시절이라

이 집 설계하고 아틀리에 사무실 접었다네

.

한남동에서 십여 명으로 시작한 설계사무소

방배동으로 이전해 마지막 직원 1명을 지탱하지 못하고

건축을 안고 한강물에 뛰어들었다

살아나 산천 떠돌다 글을 쓰며 우울증 극복하고 있다네

.

평당 백만 원부터 천오백 만원까지 설계했다.

집부터 제주 라마다호텔(간삼건축), 한국은행까지 설계 및 참여했다.

.

집은 인간의 전유물이 되는 순간,

소유의 노예로 존재의 삶을 찾기 힘들기에 산화하는 집이

좋은 집이라 본다.

집, 쉴터를 넘은 성체는 인간의 욕망을 담은 그릇에 불과하다.

한 세월 살다 자연에 녹아나는 잠시 빌린 우주가 아름다운 집이다.

.

집을 보면 집주인이 보인다.

집은 인간의 생로병사가 절묘하게 표현된 결과물이다.

사람과 집은 상호 호흡하며 성장하고 배우며

생명을 남김없이 표출한다.

그 사람의 인생관은

그 사람이 사는 집을 보면 남김없이 각인되어 있다


2.


집에서 사람은 태어나고 집에서 죽는다

집, 삶과 죽음을 감당한다.

살아있는 사람, 집에서 살고 집에서 마지막 놓는다

산 사람은 집에서 살고 죽은 자는 땅에서 산다

삶과 죽음의 안내자가 집이다

.

집에 자연이 있다

자연이 집이다

집이 웃으면 사람이 즐겁다

산 사람은 집에서 우주와 동행한다

.

집, 사람의 인생을 담은 그릇이다

사람이 집이다

우주가 집의 어머니다

어머니의 자궁이 집이다

집은 아버지의 뼈다

.

집에 자연이 살면 좋은 집이다

좋은 집은 자연이다

.

집에 생명이 거주해야 집이다


3.


시가 시다

생명이 시다

생명을 담아야 시다

.

시는 자연이다

자연이 시다

시가 울 때 자연이 존재해야 시다

우주가 없는 시는 슬프다

.

삶이 시다

생명의 직실한 표상이 시다

유한한 길이를 마주하는 것이 시다

끝의 무한함을 온몸으로 감싸는 것이다

활화산의 심장으로 걸어가는 것

.

생명이라는 무존재의 길목을 접으며

무한한 빛이 되는 자유의 숨이다


4.


자유의 끝은 자유를 실천하는 것,

생명이고 죽음이며 그것을 화하는 사랑이다

.

사랑

사랑이 시작할 때 글이 타겠지

인간의 언어로 속박할 수 없는


5.


나는 이 숨 얼마만큼 들이셔야 살아있다 할까

살아있어 불편할 때

끝이 사랑일는지, 살아서

나에게 사랑이 사람으로 살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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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 지나 멀리서 설계를 보니 부끄럽다

집이란… 이 집을 끝으로 아틀리에 사무실



2017.7.31.

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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