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표절 그리고 예술
표절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문단권력, 몇몇 출판사와 이름 있는 출판인의 인터뷰를 보노라니 이 나라가 썩어도 한참 썩었구나. 마지막 남은 보루, 청정지대 같은 곳이 예술이어야 할 텐데 이제야 문드러진 파렴치한 악취가 솔솔 풍긴다. 문학은 그 근본에 자유로운 영혼이 생사고락의 맨 끝에서 건진 토혈한 한 줄의 글이다. 그 글이 길면 소설이요 가늘면 수필이요 절이면 시라. 단, 한 단어와 단어의 연결조차 두려워해야 한다. 모방을 흉내 낼 수 있으나 무서워해야 한다. 수많은 인고의 세월을 껴안고 깎고 깎은 영혼의 정수를 버르장머리 없이 강탈한 것은 간음이요 사기요, 역사를 바라보는 인식의 결핍과 유아기적 영웅 심리이다. 표절은 영혼의 타락이다. 더 슬픈 것은 표절 작가의 전 인생에 걸쳐 폭넓게 자행 됐으며 한 두 권의 책이 아니라 많은 그의 저서에서 의도적으로 도둑질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표절 후 인터뷰 내용을 보면 정치꾼이나 쓸 법한 두루뭉수리 화법이며 뭐 하나 솔직한 말과 맘이 보이지 않는다는 좌절이다. 이 기회에 그동안 문학권력과 출판권력, 언론권력에 동반 편승하여 짜깁기 작가를 영웅으로 만드는 길들여진 조국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그래야 젊은 작가들이 몹쓸 선배들에 의해 타락의 길을 걷지 않으리라. 수차례 언급한 문학의 등단 시스템을 버려야 조국의 문학이 산다. 외국에는 없는 웃지 못할, 소수 문학인에 의한 등단 구조가 있는가. 가진 것을 놓아야 문학이 산다.
예술은 그 시작이 순수이고 마지막이라
문학은 자유로운 영혼의 초대이어라
글과 저자가 동일한 삶을 살 때 역사는 평가하리라
조작된 언로에 막힌 타락한 문학,
예술이 꺾인 땅에 영혼이 사라진
동물의 약육강식만 있을 뿐
2015.6.24.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