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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깃물

조성범

by 조성범

시신이 떨어진 거리에 시신이 나뒹굴다

얼어붙은 살점,

삭풍이 에워싸 둘러막고

차디찬 송장을 얼싸안으며 울부짖는다.


사자의 추깃물 꼬깃꼬깃 틀어막고

얼린 고기 덩어리 재어놓고

거친 이빨을 번뜩이며 밤을 포효한다.


눈빛이 멍든 땅

거리엔 온통 눈먼 자의 칼귀만

발톱을 가는 소리


틀어막은 목젖

꽝꽝 닫힌 귓바퀴

콧숨엔 피 냄새가 진동하고


귀퉁이에 잠복한 그림자

심장을 노린다


ㆍㆍ

2 시집, 졸 시 올립니다

"빛이 떠난 자리 숨꽃 피우다"

[추깃물] 전문


건축가 안병의 스승님을 모신 분당 서울대 병원은 국내 최초 설계감리한 제자의 손끝이 여민 곳이다.

3일장 동안 스승님을 가까이에서 함께했다.

영안실을 나서는 스승님의 집, 관을 붙잡은 하얀 장갑 위에 추깃물 흘러 제자의 가슴에 대고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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