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범
봄봄
살아야 산 것이 아니다
숨을 들이켜야 뱉어내기 바쁘다
눈 뜬 장님이요
벙어리이다
산등성이의 기운은
거침없이 타오르는 데
불그레한 살가죽 핥느라
산골바람이 불건만
상처투성이의
산가지를 부러뜨리며
토혈하고 있다
불쏘시개에 제격인
분질러진 날갯죽지 주섬주섬 주워
헐거워진 몸빛을 태운다
봄은 정령 벼랑 끝
절벽의 심전에 꽃잎을 떨굴까
봄봄, 아아
어디에 있느냐
빈한막심한 몸뚱아리 실고 가려무나
시인, 시집 [빛이 떠난 자리 바람꽃 피우다],[빛이 떠난 자리 숨꽃 피우다] ,[빛이 떠난 자리 꽃은 울지 않는다], 공저 [김수환 추기경 111전] 조성범[무봉]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