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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심시심

조성범

by 조성범

봄봄



살아야 산 것이 아니다

숨을 들이켜야 뱉어내기 바쁘다

눈 뜬 장님이요

벙어리이다

산등성이의 기운은

거침없이 타오르는 데

불그레한 살가죽 핥느라

산골바람이 불건만

상처투성이의

산가지를 부러뜨리며

토혈하고 있다

불쏘시개에 제격인

분질러진 날갯죽지 주섬주섬 주워

헐거워진 몸빛을 태운다

봄은 정령 벼랑 끝

절벽의 심전에 꽃잎을 떨굴까


봄봄, 아아

어디에 있느냐

빈한막심한 몸뚱아리 실고 가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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